경찰이 46억 원을 횡령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을 압송하기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28일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된 A(44)씨의 사건을 원주경찰서로부터 넘겨받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으로 도피한 A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라며 "인터폴 국제공조를 통한 검거와 송환에 주력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기소 전 피해금액에 대한 몰수보전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 따르면 A씨는 재정관리실에서 근무하며 채권관리 업무를 맡았다. 지난 4월부터 A씨는 채권자의 계좌 정보를 조작해 채권 압류 등으로 지급이 보류됐던 진료비용을 개인 계좌로 빼돌렸다.
A씨는 6개월 동안 이 수법을 반복해 46억 원을 횡령했다.
A씨는 범행 초기인 4~7월엔 1억 원가량을 빼돌렸지만, 이달 16일 그 액수가 3억 원으로 커졌다. 지난 21일에는 42억 원을 한꺼번에 본인 계좌로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보공단은 마지막 입금 다음 날인 22일 오전 지급보류액 점검 중 A씨의 횡령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금융계좌 추적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A씨의 계좌에 남은 금액과 횡령액의 전체적인 흐름 등을 확인하는 중이다.
경찰은 이혼 후 홀로 지내던 A씨가 국내에서 지내던 집까지 모두 정리하고 도피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한국 인도 후 경찰 조사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