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부르키나파소에서 8개월 만에 다시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다. 이슬람 세력으로 인한 치안 악화가 정권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30일(현지 시간) 로이터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브라힘 트라오레 부르키나파소 육군 대위는 성명을 통해 폴 앙리 다미바 대통령을 축출하고 기존 정부를 해산한다고 밝혔다.
다미바 대통령은 지난 1월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로슈 카보레 당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과도 정부를 세운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8개월 만에 무력으로 인한 정권 교체가 다시 발생한 것이다.
이날 오전부터 부르키나파소 대통령궁과 군 본부가 위치한 지역에선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다고 한다. 이후 오후 8시경 군부는 15명 안팎의 군인을 동원해 트라오레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쿠데타로 부르키나파소 헌법·헌장의 효력이 중단됐고, 국경도 폐쇄됐다. 쿠데타 세력은 조만간 새 헌장을 채택하고 새 대통령을 지명할 계획이다.
최근 부르키나파소에서 군부 쿠데타가 잇따르는 배경은 이슬람국가(IS)·알카에다 등 이슬람 급진 세력으로 인한 치안 악화다. 부르키나파소에선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7년째 이슬람 세력의 무장 공격에 수천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 이상의 실향민이 발생하는 등 정국 혼란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다미바 대통령을 주축으로 한 군부 세력들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부족을 거론하며 지난 1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이슬람 세력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트라오레를 중심으로 한 군부 세력이 다미바 대통령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하면서 다시금 정권 전복을 시도한 배경이다. 트라오레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다미바가 군사 안보 문제에 집중하도록 여러 차례 설득했다”며 “다미바는 군대를 재편해야 한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기존 군대를 유지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미바는 우리가 하려는 일들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었고, 우리는 오늘 그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