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의 가처분 신청 심문 결과를 앞둔 상황에서 자신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거듭 공격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30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핵을 가질 때까지는 어떤 고난의 행군을 걷고 사람이 굶어죽고 인권이 유린돼도 관계 없다는 휴전선 위 악당들을 경멸한다"라며 "마찬가지로 당권, 소위 공천권을 갖기 위해선 어떤 정치파동을 일으키고 당헌당규를 형해화하며 정권을 붕괴시켜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들에 대한 내 생각도 다르지 않다"고 윤핵관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둘 다 '절대반지만 얻으면 지금껏 희생은 정당화될 수 있고 우리는 금방 다시 강성대국을 만들 수 있다'는 천박한 희망고문 속에서 이뤄지는 집단적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도 적었다.
이 전 대표가 언급한 ‘절대반지’는 오는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둘러싼 공천 영향력을 뜻하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 자신이 물러난 뒤 꾸려진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겨냥해 낸 3·4·5차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에 출석했다.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된 행위는 지난 5일 당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통과한 당헌 개정안의 효력 정지 신청, 지난 7일 개정안에 따라 선임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직무 정지 신청, 그리고 정 위원장이 선임한 비대위원 9명의 직무 정지 신청 등 총 3건이다.
이 전 대표는 심문에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역시나 '이준석만 날리면 모든 게 잘 될 거야'라는 주술적 생각을 볼 수 있는 심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 변론에 나선 전주혜 비대위원은 "새로운 당헌당규가 적법한 내용으로 개정됐다"라며 "그 새로운 당헌에 따라 새로운 비대위를 출범한 것이라 실체적·절차적으로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전 비대위원은 당이 이 전 대표를 당 대표직에서 끌어내리려고 당헌 개정에 나섰다는 주장에는 "천동설과 같은 주장"이라고 했다.
이르면 다음주께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직무 효력이 정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