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대형 화물열차가 군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모습. 한 군사 전문가는 이 열차가 핵 장비 등의 배치를 담당하는 제12총국과 연계돼 있다고 분석했다. 텔레그램채널 리바르 캡쳐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회원국들에게 러시아가 핵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첩보를 공유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나토는 회원국과 동맹국에게 러시아가 '지구 종말의 무기'라고 불리는 핵 어뢰 '포세이돈'을 실험할 계획을 하고 있다는 첩보를 보냈다. 더타임스는 포세이돈을 실은 러시아 잠수함 ‘K-329 벨고로드’가 북극해를 향해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신문 라레푸블리카도 러시아 북극해 카라해 지역에서 실험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여러 행동을 통해 핵무기 사용 의지를 드러낼 것이라는 징후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더타임스는 러시아 국방부의 핵 장비 전담 부서의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주말 사이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포착됐다고 전했다. 친러시아 성향 텔레그램 채널 리바르는 대형 화물열차가 신형 병력수송차와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했다. 폴란드의 국방 전문 분석가인 콘라트 무시카는 이 열차가 러시아 국방부에서 핵 장비와 유지, 관리, 수송, 부대 배치를 담당하는 제12총국과 연계돼 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한 고위 소식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접한 흑해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더 내비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러시아의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지만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위력이 약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도 보고 있다. 고위 소식통은 “만약 러시아가 핵 무력시위를 하거나 전술핵을 쓴다면 나토는 우발적으로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의 러시아 벨고로드와 같은 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푸틴은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잇따라 러시아군을 격파하고 있다. 동부 루한스크주로 향하는 관문도시인 리만을 탈환한 데 이어 이번에는 남부 헤르손주 전선을 파고들어 러시아군 보급로 완전 차단을 목전에 뒀다고 로이터 등이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 역시 이 사실을 인정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일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우세한 탱크 부대를 앞세워 졸로타 발카 방면의 방어선을 깊이 파고들었다"며 "러시아군이 미리 준비한 방어선에서 강력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진격이 개전 이후 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거둔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러시아는 알렉산드르 주라블리요프 서방군 사령관을 해임하고 후임에 로만 베르드니코프 중령을 임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