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통과하자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폭거’라고 강하게 비난했고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북한 IRBM이 지나간 동북부 일부 지역에 비상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
NHK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북한이 쏜 IRBM 1발이 홋카이도와 본토 최북단 아오모리현 등 동북부 지역 상공을 지나 일본 동쪽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 쪽에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미사일이 지나간 지역에 ‘전국순간경보시스템(J경보)’을 발동해 지하 등으로의 비상 대피령을 내리는 등 안전 조치를 취했다. 교도통신은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일본 동북부 지역 공항에서 일시적으로 큰 혼란이 빚어졌으며 아오모리공항에서 나리타공항으로 향하는 비행편들의 이륙이 지연되고 이 일대 열차들의 운행도 잠시 중단됐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파악한 바로는 현재까지 북한 IRBM으로 인한 선박이나 항공기 피해는 없다.
북한이 5년 만에 미사일로 자국 영공(領空)을 위협하자 일본 정부는 비난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기시다 총리는 오전 중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IRBM 발사는 폭거로 (북한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개최한 NSC에서는 △국제사회와 협력 및 연계 강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실효성 확보 △유엔 안보리 추가 대응 포함 북한에 단호한 대응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전 통보도 없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형태로 IRBM을 발사한 것은 항공기와 선박은 물론 통과 지역 주민의 안전 관점에서도 극히 문제가 있는 행위”라며 “우리 안보에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북한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이번 IRBM 발사와 관련해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고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1998년 8월(도호쿠·이하 통과 지역) 처음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후 2009년 4월(도호쿠), 2012년 12월(오키나와), 2016년 2월(오키나와), 2017년 8월(홋카이도), 2017년 9월(홋카이도와 도호쿠 사이)에 각각 일본 상공을 지나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