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를 11월 중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여가부는 폐지 밑그림이 구체화된 가운데 이와 관련한 기록을 하나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며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7일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해당 기능을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원 115명 전원 명의로 발의했다. 여소야대 상황인 만큼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단 여가부 폐지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후보 시절 윤 후보의 폐지론을 비판하며 ‘성평등가족부’ 등 명칭 변경을 주장했었다. 지난 5일에도 민주당은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등 여성 상대 범죄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차관급 본부로 격하되면 타 부처와의 교섭력과 기능이 약화가 되는 데 심각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도 민주당에서는 여가부가 정부조직 개편안 마련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의원실이 최근 여가부에 정부조직 개편안 마련 과정에서 행안부와의 협의·소통 실적을 묻자 여가부는 “유선 통화, 면담 등으로 수시 협의했으며, 공식 면담이 아니므로 기록이 없다”고 답했다.
부처 폐지와 관련 자체 회의록뿐 아니라 정부조직 개편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의 소통 기록도 남기지 않은 것이다.
권수현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여론을 듣겠다고 했으면 어떤 의견을 바탕으로 지금의 계획이 나왔는지 설명해줘야 하는데, 결과만 내놓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