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0개가 넘는 환율 체계를 가진 아르헨티나가 3개의 특별환율을 또 만들었다. 외환 유출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부작용 또한 적지 않아 복수환율을 포기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해외에서 월 300달러 이상 카드를 사용할 경우 적용되는 관광달러, 해외 가수의 아르헨티나 현지 공연에 사용되는 문화달러, 해외 사치품 구매에 적용되는 럭셔리달러 등 3개 환율을 이날 발표했다. 관광달러와 문화달러는 카타르 월드컵과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각각 카타르달러·콜드플레이달러로도 불린다.
아르헨티나에서 적용되는 환율은 3개 신규 환율을 포함해 14~17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종류가 워낙 많아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확한 수에 대해 의견이 갈릴 정도다.
정부가 공식 환율을 엄격히 통제하는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액 고갈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 환율을 만들었다. 공식 환율은 1달러당 약 151페소지만 암시장의 대표 환율인 ‘블루환율’은 1달러당 약 280페소로 형성돼 있다.
환율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시장과 국제사회의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 거래 비용이 높아지고 외국투자가의 투자 동기를 꺾는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초 성명을 내고 “환율 통제가 일시적으로 외화 유출을 방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은 아니다”라며 “조건이 갖춰지면 아르헨티나는 환율 통제, 복수환율 관행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