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짙어지면서 보류지 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서울 정비사업 조합들은 입주를 마친 뒤에도 보류지를 처분하지 못하자 청산에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13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태릉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새 아파트인 ‘태릉 해링턴플레이스’ 보류지 11가구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조합은 올해에만 총 열한 차례에 걸쳐 보류지 처분을 시도하고 있지만 매수세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조합이 보유한 보류지 총 13가구 중 매각에 성공한 물량은 단 2가구에 그쳤다.
이에 보류지 몸값도 크게 내렸다. 전용면적 84㎡(2가구)의 입찰 기준가는 11억 7000만 원으로 3월 1차 매각 공고 당시(13억 원)보다 1억 3000만 원 낮아졌다. 전용 74㎡(5가구)와 전용 59㎡(4가구)는 각각 9억 9000만 원, 8억 3700만 원으로 1차에 비해 1억 2000만 원, 9300만 원씩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조합이 보류지 가격을 내리고 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 매매계약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시세를 언급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와 서대문구 ‘힐스테이트 홍은포레스트’도 지난달 보류지 처분에 실패하면서 조합 청산 일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각 조합은 당장 매각 재공고를 내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매각 일정 및 가격 조정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