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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후 글로벌 시장 지뢰 널려”…“미시간대 인플레기대 재상승”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14일(현지 시간) 콰지 콰르텡 재무장관을 경질하고 감세안 추가 U턴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14일(현지 시간) 콰지 콰르텡 재무장관을 경질하고 감세안 추가 U턴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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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상 급등했던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4일(현지 시간)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3.08%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2.37%, 1.34% 떨어졌는데요. 나빴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상승했던 증시가 하루 뒤 빠진 꼴입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 4.02%를 돌파했는데요. 4%를 넘어 마감한 것도 2008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날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쿼지 콰르텡 재무장관을 전격 경질했죠. 법인세 부문의 추가 U턴도 발표했습니다.

미국 지표는 좋지 않았습니다. 9월 소매판매는 제자리 걸음을 했고 미시간대에서 내놓는 인플레이션 기대는 다시 올랐는데요. 오늘은 여전히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영국 상황과 미국의 주요 발표자료,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트러스 기자회견 후 국채금리 상승 여전히 못 믿어 불안 지속”…“연기금 등 레버리지 문제 더 터질 수 있어”


급변하는 영국부터 보죠. 이날 트러스 영국 총리는 현지 시간 오후2시30분(미 동부시간 오전9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미니 예산안의 일부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멀리, 그리고 더 빨리 진행된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시장을 다시 안심시킬 필요가 있으며 나는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법인세 인상(19%→25%)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감세하면 크게 개인과 기업입니다. 다른 분야도 있지만 소득세 최고세율 U턴에 이어 법인세도 물러났다는 것은 큰 틀의 껍데기는 지키더라도 사실상 감세안을 철회하는 수준이지요. 트러스 총리는 법인세 감세 철회와 관련해 “(세수로) 매년 180억 파운드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실질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수준인데요. 소득세 감세철폐는 1년에 20억 파운드 정도였습니다. 600억 파운드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감세안(430억 파운드)을 정면 돌파하려고 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8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 철폐는 꽤 도움이 되겠지요.

이날 트러스 총리는 ‘경제안정(economic stability)’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새 재무장관에 제레미 헌트 전 외무장관을 임명하면서 “그가 이달 말에 있을 중기재정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죠.

시장은 초기에는 좋아했지요. 하지만 뒤로 갈수록 힘이 빠졌습니다. 파운드화는 기자회견 직전인 오전9시10분(동부 시간) 1.128달러까지 강세를 보였지만 다시 1.116달러를 기록했는데요. 국채금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러스 총리 기자회견 때 연 4.44% 수준을 보였던 3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가 이후 계속 상승해 4.87%까지 올랐는데요.

추가 U턴과 재무장관 경질에도 같은 날 0.4%포인트(p)가량의 큰 상승이 있었던 거죠. 10년 물도 그런데, 간담회 시작 때 4.07%였던 금리가 4.39%까지 치솟았는데요.

콰르텡 전 재무장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사임의 변을 올렸다.콰르텡 전 재무장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사임의 변을 올렸다.


규모가 작긴 했지만 이날까지 영란은행(BOE)의 시장 개입이 있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BOE는 이날 15억 파운드의 국채를 사들였는데요. BOE는 그동안 총 193억 파운드가량의 채권을 매입했습니다.

이는 뭔가 부족함을 뜻하는데요. 이날 회견을 보면 법인세 부분만 말하고 다른 내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지요. 기자회견 시간도 8분 여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벤자민 나바로 씨티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더 많은 시장 불안이 앞에 놓여 있다고 믿는다”고 했죠.

트러스 총리는 질문도 4개만 받고 갑자기 “고맙다”고 하면서 급하게 자리를 떴지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의문점이 충분히 해결된 자리가 아니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샤니엘 람지 픽텟 자산운용 멀티애셋 펀드 매니저는 "변동성이 다시 생긴 것은 디테일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트러스 총리 입장에서는 재무장관을 바꿨고 감세안을 추가로 철회했기 때문에 이날 이후 시장이 안정되기를 바랄 텐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러스 총리가 감세안에서 두 번째 주요한 U턴을 했다”며 “이는 자신의 수상직 임기를 유지하고 시장 혼란을 가라앉히고 싶은 희망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다만, 앞서 전해드렸듯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결국 이달 말에 있을 중기재정 계획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BOE의 채권매입 종료가 어떤 영향을 줄지도 봐야 하는데요. 이달 말 양적긴축(QT) 개시도 있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영국 금융시장의 혼란 이후 더 많은 지뢰들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생기게 될 것이다. 그들 중의 일부는 아마도 민간 영역에 있을 수 있다”며 “BOE가 채권매입 기한을 둠으로써 앞으로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것은 위기를 더 키운 교과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JP모건·웰스 파고·씨티 침체 대비 위해 19억6000만 달러 추가 적립”…“예상보다 낮은 9월 소매판매 제자리 걸음”


서머스 뿐만이 아닙니다. 이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사태를 보고 연기금에 얼마나 많은 레버리지(차입)이 있는지 놀랐다”며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 볼 때, 오늘날의 문제 상황을 보면 또 다른 (나쁜 의미의) 놀라운 일들이 터질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고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한 시장은 계속 불안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신흥국이나 레버리지가 높은 헤지펀드에서 사고가 터질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요. 서머스도 지속적인 금리상승에 금융시장에서 일부 국가가 채권발행이 어려운 상태라며 더 큰 재앙을 경고했죠.

다이먼의 생각은 JP모건체이스의 경영상황에서도 드러나는데요. 이날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월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 주가는 다들 올랐는데요. JP모건체이스가 1.73% 올랐고 웰스 파고와 씨티도 각각 2.06%, 0.65% 뛰었죠. 반면 전망치를 밑돈 모건 스탠리는 5.08% 빠졌는데요. 생각보다는 괜찮았다지만 JP모건의 3분기 순이익은 97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7% 감소했습니다. 웰스 파고는 31%, 씨티는 25% 급감했죠. 모건 스탠리는 -29%인데요. 줄어드는 폭이 눈에 띄죠.

개별 주가도 중요하지만 걱정스러운 대목은 여기부터입니다. 이날 JP모건체이스는 8억800만 달러(약 1조160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았다고 했는데요. 지난해만 해도 충당금 규모를 줄여나갔던 JP모건입니다. 대규모 충당금은 은행이 급격한 경기둔화나 침체를 대비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부실이나 연체가 많이 생길 수 있으니 미리 일부를 쌓아뒀다가 그때 이 돈으로 메우겠다는 거죠. 다이 CEO의 경제 허리케인 발언 이후 은행이 실제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미국의 9월 소매판매 현황미국의 9월 소매판매 현황



충당금 규모는 JP모건과 웰스 파고(7억8400만 달러), 씨티(3억7000만 달러) 등 주요 3개 은행만 해도 19억6200만 달러에 이릅니다. 경제가 좋아지면 충당금은 환입받아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지만 어쨌든 그 전에 은행들이 방파제를 쌓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의미는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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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만 해도 9월 말 현재 주택대출 잔액이 1746억1800만 달러로 6월 말(1769억3900만 달러)보다 약 23억달러 줄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방증일텐데요.

금리인상은 1차로는 은행의 순이자마진을 늘려서 좋은 측면이 있지만 이것이 과하면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져 되레 나쁜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실제 JP모건의 경우 아직 주택대출의 연체율은 0.78%로 낮지만 카드는 지난해 3분기 1.00%였던 게 올 3분기에는 1.23%까지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자동차 대출도 0.46%에서 0.75%로 상승했는데요. 충당금 적립 확대와 함께 은행권에서 전반적으로 왜 비관적인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날 나온 9월 소매판매도 썩 좋지 않았는데요. 미국의 9월 소매판매액은 6840억 달러로 전월 대비 제자리(0.0%) 걸음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0.3% 증가를 점쳤는데 그보다 낮은 거죠. 항목별로는 일반 매장과 온라인 쇼핑의 수치가 증가했는데 이는 9월 새학기가 시작됐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소매판매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기 때문에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증가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고 봐도 됩니다. 총 13개 항목 가운데 반이 넘는 7개가 마이너스인데요.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합니다. 부릴라 바루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대출비용과 완화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소비지출이 지속하는데 역풍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죠.

불러드 “지금대로면 12월에도 0.75%p 할 것”·에스더 “더 높은 금리 지지하나 너무 빠르면 안 돼”…“좋지 않은 증시 다음 주 어닝 우선 봐야”


하지만 연준의 갈 길은 멉니다. 이날 나온 10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59.8(예비치)로 전망치(59.0)를 웃돌고 전월(58.6)보다도 높았는데요.

특히 장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했습니다. 10월의 1년 기대 인플레가 5.1%로 9월(4.7%)보다 0.4%p나 뛰었는데요. 지난 6월(5.3%) 이후 계속 떨어지던 게 이번에 다시 반등했습니다. 중요한 5년 이상 기대 인플레 역시 10월에 2.9%로 9월(2.7%) 대비 재상승했죠. 미시간대의 5년 기대 인플레는 연준이 6월에 갑작스럽게 0.75%p의 금리인상을 하는 원인 중의 하나였습니다. 필 올랜도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수석 주식 전략가는 “어제의 놀랍고 강력한 장중 랠리는 완벽하게 잘못됐다”며 “오늘 아침에 미시간대 수치를 보고 증시가 이를 반영했다. 맞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는데요.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마찬가지입니다. 메리 달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경기가 일부 냉각될 조짐이 있지만 금리를 제한적인 수준으로 계속 인상하는 것에 대해 매우 지지한다”며 “(4.5~5.0% 사이의 금리가) 가장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일정 기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는데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11월에 0.75%p 금리인상을 거론하면서 “너무 이르지만 (금리결정일이) 만약 오늘 기준이라면 나는 12월에도 0.75%p를 할 것”이라고 했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높은 건 좋지만 속도는 조절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글로벌 상황을 걱정하기 때문인데요. 그는 “가계가 소비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저축이 있으며 이번 긴축 주기의 정점이 더 높아야 할 수 있다”면서도 “연준이 지나치게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금융시장과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에스더 총재의 생각은 일리가 있지만 금리선물 시장의 예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는 6월에도 불확실성을 이유로 혼자서 0.75%p 인상에 반대했었죠. 전체적인 분위기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 추이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 추이


시장에서는 우울한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마이클 하넷이 이끄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전략가들은 내년에 증시가 바닥을 치기 전까지 더 많은 고통을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는 “어제의 증시 상황은 황소론자들에게 단기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완벽히 클리어한 신호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며 “우리는 아직 최악의 상황이 우리 뒤에 있다고 선언할 수 없다”고 했는데요.

BMO 캐피털 마켓은 이날 S&P500의 연말 목표치를 4800에서 4300으로 낮췄습니다. 여전히 높지만 큰 폭의 조정을 더 눈여겨 봐야 할 듯한데요. 마크 해펠레 UBS 글로벌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여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고 노동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주식 시장이 지속적인 랠리를 할 수 있는 조건 가운데 하나인 연준의 정책 피벗(Pivot)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죠.

10월이 바닥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는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있었던 23번의 S&P500 약세장에서 7개가 10월에 끝났다고 하는데요. 가장 많은 달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통계는 상대적으로 상황을 단순화시키는 측면이 있는데요. 이보다는 다음 주 더 쏟아져 나올 기업들의 어닝을 좀더 살펴봐야겠습니다. 날짜별로 보면 17일 △Bofa, 찰스 슈왑 △18일 넷플릭스, 골드만삭스, 존슨&존슨,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19일 테슬라, 프록터&갬블, IBM △20일 AT&T, 아메리칸 에어라인, 월풀 △21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버라이존 등이 실적을 내놓는데요.

중요한 것은 거시경제 상황은 달라진 게 없고 더 많은 리스크 요인이 쌓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 재무부가 국채시장의 유동성 개선을 위해 바이백을 해야 할지를 시장에 묻고 있다고 하는데, 뒤집어보면 그만큼 시장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스위스 중앙은행이 수요일에 미국과의 통화스왑 라인에서 62억7000만 달러를 꺼내 썼다고 합니다. 전주에도 31억 달러를 이용했다는데요. 영국 이후의 상황에 대한 서머스와 다이먼 CEO의 경고를 흘려 들으면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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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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