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로터리] 박유현 DQ연구소 대표 '카톡 먹통과 디지털 디톡스'

정크푸드 몸에 독약히듯 디지털 중독 정신 해쳐

아이·청소년처럼 어른도 디지털로 인한 폐해 커

음식 디톡스처럼 디지털 디톡스로 자유 찾아야

박유현 DQ연구소 대표박유현 DQ연구소 대표




경기 판교에 있는 SK C&C의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15~16일 카카오톡이 먹통이 됐다. 카톡과 관련 서비스들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17일에도 완전 복구되지 못한 서비스들도 있었다. 사실상 전 국민이 쓰던 소통 창구가 막혀버리니 불편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데이터 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닌가 우려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필자는 그 시간에 디지털 프리(Digital Free·모든 디지털 기기를 가져가지 않는) 콘퍼런스에 참여하고 있었다. 약 100명의 사람들이 콘퍼런스 행사장에 들어오기 전에 스마트폰·태블릿PC·스마트워치·랩톱컴퓨터까지 디지털 기기는 모두 놓고 들어갔다. 처음에는 답답해했지만 어느 순간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몇 분에 한 번씩 카톡 및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e메일 홍수를 체크하는 것이 버릇이 된 우리는 이런 디지털 습관이 우리 정신에 어떤 독을 가져오는지 잘 모르고 있다. 이는 마치 우리가 패스트푸드와 같은 정크푸드를 손에 계속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먹는 것과 같다.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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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렸을 때부터 정크푸드에 길들여지면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정크푸드는 좋은 음식을 제때 정량을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우리 몸에 조금씩 독을 들이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미국에서 2명의 소녀가 자신들의 비만의 원인이 맥도날드에 있다고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이는 ‘수퍼 사이즈 미’라는 영화를 통해서 공론화가 됐었다.

‘당신이 보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read)’라는 말도 있다.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의 육체 건강을 결정하듯이 우리가 보고, 듣고, 읽는 것이 바로 우리의 정신 건강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DQ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우리 아이들은 1주일에 평균 33시간을 디지털 세상에서 보낸다. 이는 학습을 위한 시간을 뺀 순수하게 재미를 위한 시간이다. 즉 하루에 평균 5시간 가까이 디지털에서 게임·SNS·비디오를 보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어른이라고 크게 다를까. 15초 이상 한 영상을 보지 못할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좀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는 충동성도 커지고 있다. 책 한 장을 넘기기 전에 핸드폰을 확인해야 할 정도로 산만하다. 바로 옆의 사람과 직접 얘기하는 것보다 메시지로 대화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할 정도로 소통 능력도 떨어진다. SNS 속의 화려한 사람들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존감도 떨어진다.

디지털 디톡스는 음식 디톡스와 비슷하다. 한동안 음식을 먹지 않아 몸에 쌓인 독을 빼듯이 일정 시간 디지털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그동안 과도한 디지털 사용으로 인해 정신에 쌓인 독을 빼는 것이다.

‘카톡 불통 사태’를 계기로 우리도 1주일에 일정 시간을 정해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에 옮기면 어떨까.


고광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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