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의 ‘먹통 대란’으로 김범수(사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경영 복귀를 조심스럽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수습은 물론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됐던 카카오의 거버넌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7개월 만에 복귀를 타진하는 것이다.
18일 카카오 등 포털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김 센터장은 현재 경영진과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가 워낙 크고 김 센터장이 여전히 모습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경영에 직접 나서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는 나흘 만에 상당 부분 정상 복구됐지만 일부는 여전히 장애가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 최대주주인 김 센터장은 올 3월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남궁훈 대표를 신규 선임하고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긴축 파고에 따른 급격한 성장 둔화로 한때 100조 원이 넘었던 카카오그룹 시가총액이 40조 원으로 쪼그라든 데다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우마무스메’ 사태 등 계열사 리스크에 이번 사태가 더해지면서 김 센터장의 역할론이 부상했다. 김 센터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카카오 최대주주(13.27%)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센터장이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 국감장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은 구상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의 재발 방지 대책은 물론 카카오의 혁신과 거버넌스 쇄신을 위해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 체제에도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