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분양가 > 매매가 속출…"손해 보는 데 누가 청약 받나"

■송도 분양가>매매가 역전 속출

송도 3.3㎡당 분양가 2567만원

10월 매매가 보다 90만원 비싸

급급매만 팔리며 시세 떨어지고

원자재값 등 영향 분양가는 올라

청약시장도 메리트 사라져 '비상'





최근 집값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인천 송도에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인근 구축 아파트 매매가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급급매’ 위주로 시세가 형성된 결과로 분석된다.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2년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3.3㎡당 분양가는 2567만 원으로 10월 기준 평당 매매가(2477만 원)보다 90만 원 높았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평당 분양 가격(2589만 원)이 매매가격(2616만원)보다 낮았지만 올해 송도 집값이 급락하며 평균 분양가가 매매가보다 높아진 것이다. 인천 연수구 집값은 10월 둘째 주(10일 기준) 전주 대비 0.43% 떨어지는 등 낙폭이 확대되며 26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연초 대비 5.37%나 떨어졌는데 이는 수도권 평균(-2.73%)은 물론이고 인천(-3.66%) 평균보다도 낙폭이 크다.



역전 현상의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올 1월 분양 당시 인근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인기가 높았던 ‘더샵 송도아크베이’가 대표적이다. 486가구 모집에 2만 4245명(49.9 대 1)이 몰렸던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8억 원으로 호수 반대편에 위치한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의 당시 신고가인 11억 3000만 원(26층·2021년 11월·84㎡)보다 3억 원 이상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8월 이 단지 실거래가는 7억 5000만 원(7층)까지 떨어지며 ‘더샵 송도아크베이’ 분양가 밑으로 내려왔다. 또한 분양 당시 2억 원 이상 비쌌던 인근 ‘송도SK뷰’ 84㎡ 실거래가도 이달 1일 7억 4000만 원(33층)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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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더 저렴하게 집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자 송도 청약 시장은 비상이 걸렸다.

최근에 분양을 진행한 ‘송도 하늘채 아이비원(7월)’은 1순위 청약 69가구 모집에 154가구가 접수해 2.2 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 모집 단계에서는 일단 모두 마감됐지만 이후 미계약 물량이 속출하며 무순위 청약으로 넘어갔고 아직 다 팔리지 않은 상태다. 평당 분양가가 2400만 원 수준으로 인근 단지인 ‘인천송도힐스테이트3단지’의 평당 매매가격(1860만 원)보다 높은 탓이다. 6월 분양한 ‘더퍼스트시티 송도’도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로 1순위 청약이 미달되고 2순위에서 겨우 공급 가구를 채웠다. 현재 선착순 청약이 진행 중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4~5년 전만 해도 송도 30평대 분양가는 5억~6억 원대로 매매가와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며 “그러나 올해 초를 기점으로 송도 집값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동안 원자재 값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분양가는 오히려 올라가며 ‘시세 차익’ 메리트가 사실상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당분간 송도의 청약 시장 분위기는 차가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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