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금융위, 채안펀드 1.6조 신속 매입 재개·추가 캐피탈콜 실시 준비

금융위원장, 시장 안정 특별 지시

증권사·여전사 유동성 살피는 중

부동산PF 확산 막을 프로그램 마련





금융 당국이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재가동했다. 날로 커지는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안정화 조치를 신속히 시행했다는 평가다.

20일 금융위원회는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 특별 지시사항’을 통해 채안펀드 여유재원 1조 6000억 원을 통한 회사채와 기업 어음(CP) 등의 신속한 매입을 재개했고 추가 캐피탈콜의 즉각적인 실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증권사와 여전사의 유동성을 살피는 중으로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유동성 지원을 적극 시행할 계획이다.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비율 정상화 조치 유예 등 금융사의 유동성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부동산 PF 시장의 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조속히 마련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앞서 당국은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이후 시장이 혼돈에 빠진 데다 글로벌 금융 리스크도 커져 언제 시장이 무너질지 모를 상황이 닥쳐오면서 채안펀드 재가동 준비에 속도를 냈다. 최근 들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발생해 부도 사태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중이었다.

이번 채안펀드는 총 20조 원 규모로 조성될 전망이다. 채안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0조 원 규모로 조성됐다. 회사채 수요를 늘려 채권시장의 경색을 막기 위해서다. 2020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20조 원을 최대 목표로 재조성했다. 금융 당국은 채안펀드를 조성한 다음 필요할 때마다 자금을 지원하는 ‘캐피털 콜’ 방식으로 3조 원가량을 모집해 투입했다. 현재 약 1조 6000억 원이 남아 있다.

채안펀드가 재가동되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부터 재개된다. 부족할 경우 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증권사 등이 추가 출자하는 재약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비우량 등급 채권은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매입 프로그램 확대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우량 등급 회사채와 CP 매입 여력을 기존 6조 원에서 8조 원 이상으로 늘려 자금난에 처할 수 있는 저신용 기업을 도울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일 신용등급 AA- 기업의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금리는 연 5.352%를 기록해 연초(연 2.46%) 대비 두 배나 뛰었다.

채안펀드보다 더 신속하고 빠른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안으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꼽힌다. SPV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시장 경색을 막고자 금융 당국이 내놓은 유동성 공급 대책 중 하나다. 산업은행의 직접 출자와 후순위 대출, 한국은행의 선순위 대출 등으로 10조 원의 재원을 마련해 운용됐으며 필요할 경우 최대 20조 원까지 한도를 열어놓았다.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SPV는 지난해 말까지 비금융회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CP 등을 사들여 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종갑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