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위안화 가치, 14년 만에 최저…"亞 외환시장 우려 전조"

美 금리인상뿐 아니라 중국 코로나 확산·경기 우려도 악영향

위안화와 달러 지폐. 연합뉴스 캡처위안화와 달러 지폐. 연합뉴스 캡처




‘강달러’ 등의 영향으로 미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 뉴욕 외환시장에서 역내 위안화 환율은 전장보다 0.42% 하락한 달러당 7.2279위안으로 마감했다.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역외 위안화 환율도 전거래일보다 0.7% 떨어진 달러당 7.2744위안을 기록했다. 2010년 8월 이후 최저치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7.1%나 급락, 종가 기준으로 2013년 7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을 공식화할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코로나19 확산과 중국 경기침체 우려 고조 등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렸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지난 18일 수도 베이징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4개월 사이 최고로 늘면서 당국이 ‘제로 코로나’라 불리는 고강도 방역 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련기사



블룸버그는 이밖에도 부채, 인구 증가 속도 감소, 시 주석의 ‘공동부유’ 정책 고집 등을 문제로 지적하며 중국이 성장세로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주식과 위안화 약세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의 주가 약세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도 위안화 환율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엔화 가치도 하락세가 심해지면서 중국뿐 아니라 일본 리스크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49.90엔대에서 움직였고, 이날 같은 시간 기준 149.91엔을 기록했다. 엔화 환율이 149.90엔을 넘어선 것은 1990년 8월 ‘거품(버블) 경제’ 후반기 이후 32년 만이다.

다른 국가들이 미국 금리 인상 속도에 맞춰 금리를 올렸던 것과 달리 일본은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해왔다. 수출 가격경쟁력을 높여 무역수지 흑자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제조업 공장들이 잇따라 해외로 빠져나가고 가전, 반도체 등의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환율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을 넘을 경우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금리 인상도 쉽지 않다. 일본 국가부채는 올해 6월 말 기준 1000조 엔(약 9800조 원)을 넘어섰다. 2021년 국제통화기금(IMF) 통계 기준 일본의 국가채무비율은 26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금리를 조금만 올려도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앞서 지난달 블룸버그는 달러화 강세 속에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필리핀 페소화와 더불어 한국 원화가 아시아 각국 통화 중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미경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