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던스의 차별화한 인공지능(AI) 기반 칩 설계 솔루션 '세레브러스(Cerebrus)'는 기존보다 전력을 30% 줄이고, 생산성을 최대 30배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 잠실 롯데타워에서 만난 애니루드 데브간 케이던스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세레브러스'라는 솔루션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세레브러스는 케이던스가 지난 12일 공개한 반도체설계자동화(EDA) 툴이다. EDA 툴은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는 개발자들이 쓰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 최근 3나노(㎚·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반도체 설계 붐이 일어나면서 EDA 툴 역시 기능 고도화가 필요해졌다. 세레브러스는 AI가 설계 과정에 관여해 반도체 개발자가 편리하고 신속하게 칩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최첨단 EDA 툴이다.
데브간 CEO는 설계 툴과 함께 '베리시움(Verisium)'이라는 AI 기반의 검증 플랫폼도 소개했다. 베리시움은 설계 작업을 끝낸 뒤 오류를 검증하는 도구이다. AI 기능 탑재로 기존보다 개발자들의 생산성이 최대 10배 이상 개선될 것이라는 게 데브간 CEO의 설명이다. 그는 "오늘날 칩 설계를 위한 데이터가 폭증하고,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AI의 활용도가 상당히 높아지는 추세"라며 "케이던스는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설계 난제를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케이던스와 데브간 CEO가 집중해서 보고 있는 반도체 산업 분야는 3D 반도체 영역이다. 최근 칩 미세화 한계로 서로 다른 반도체를 이어붙이는 '이종(異種)결합'이 업계에서 유행하면서 케이던스도 이에 맞는 솔루션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 칩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는 케이던스와 3D 반도체 설계 플랫폼 개발을 협력하기로 했다.
그는 "설계 회로(IC) 설계, 패키징부터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시스템 검증에 이르기까지 토털 솔루션을 확보한 것이 케이던스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던스는 세계 3대 반도체 EDA 툴 회사다. 지난해 12월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데브간 CEO는 선임 이후 처음 한국을 찾아 핵심 고객사 경영진을 만났다.
그는 반도체 시장이 주춤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케이던스는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브간 CEO는 "고객이 차세대 혁신에 투자하면서 케이던스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는 케이던스 최고의 한해가 될 것"이라며 역대 최고 매출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소 반도체 기업들도 EDA 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연한 라이선스 제도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