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과 자국 산업보호 경향이 심화되는 만큼 국가별로 수입규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수입규제 동향과 대응사례 세미나’에서 수출입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입규제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심진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법무정책관, 강정수 법무법인 세종 무역구제전문그룹장, 이찬주 DKC 글로벌 대표, 김태익 리인타(LEEINTA) 대표, 정종훈 법무법인 화우 회계사, 정채원 The ITC 상무를 비롯한 정부, 로펌, 회계법인, 유관기관, 수출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정 상무는 “교역량 감소, 통화량 증대,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공급망 교란 등으로 인해 발생한 비정상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각국 기업의 영업 호조를 이끈 덕에 2020~2021년 수입규제가 잠시 감소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글로벌 경쟁과 자국산업 보호가 심화됨에 따라 수입규제는 다시 평균으로 회귀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상무는 “글로벌 수입규제 조치는 철강·화학 등 소재 산업에 집중됐다”며 "한국의 소재 산업 수출 품목은 중국과 유사한 만큼 미·중 패권 경쟁을 감안할 때 제3국에서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더불어 최근 주요 업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수입규제 등 보호 무역조치를 활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강 그룹장은 “한국산 철강 제품 연례 재심에서 한국 배출권 거래제가 철강 생산자들에게 무상 할당을 100% 허용하고 있어 보조금처럼 활용되는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제3국 조립·완성 제품에 대한 우회수출 조사가 대거 개시된 만큼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은 최종 생산국가의 국내산 원재료를 투입하는 것이 우회 수출을 예방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인도의 수입규제 대상 업종은 절반 가까이가 화학 산업이고 철강·금속, 섬유, 플라스틱·고무 등 소재 산업 중심으로 수입규제 조치가 있다”며 “규제가 전혀 없었던 기계산업이나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수입규제가 최근 발생한 만큼 대상 품목이 더욱 다양해지고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도는 세계 최대 반덤핑 조사국으로서 최근 국경분쟁, 무역갈등 등으로 인해 중국산에 대한 수입규제를 더욱 강화했다”며 “그 파급효과로 한국도 함께 수입규제의 타깃이 되고 있어 인도 시장을 공략하는 수출기업들에 각별한 주의와 대응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중국의 수입 규제에 대해 “중간 재심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나 직접 조달하는 원재료 가격대신 더 비싼 제3자의 거래가격으로 덤핑 마진율을 판정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중국의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조사 초기부터 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계사는 튀르키예의 수입규제를 언급하면서 “조사개시 이후 주어지는 짧은 답변 기간과 조사관의 재량이 판정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어 수입규제 대응 불확실성이 크다”며 “답변서를 매우 주의해서 작성해야 하는 만큼 다양한 업종에 대한 컨설팅 확대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전통적인 보호무역조치인 반덤핑 등 수입규제 조치에 더해 탄소국경조정제도,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다양한 무역 조치들이 더해지고 있어 수출 지향적인 우리 기업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국가별 특징이 다르고 더욱 복잡해지는 만큼 기업, 협회, 정부, 컨설팅 기관이 협력해 적절한 대응 논리를 개발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