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올해는 더 귀해진 11월의 선물 ‘보졸레누보’

가뭄에 생산량↓…가격 오르고 물량 줄어

고환율·고유가…항공 운임료 작년比 2배

일부 주류사 올해 보졸레누보 수입 포기

GS25 2만4000병 확보 사전 예약 시작





‘11월의 와인’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의 전 세계 판매가 17일 시작되는 가운데 올해는 작황 부진과 고환율·고유가로 인해 물량 선점 경쟁이 어느 때보다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보졸레 지역에서 매년 9월 초 수확한 포도를 숙성시켜 11월 셋째 주 목요일 그해 가장 먼저 선보이는 ‘햇 와인’이다.



GS25는 2022년 보졸레누보의 전국 출시를 앞두고 11월 8일까지 사전 예약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GS25가 준비한 상품은 ‘조르쥬뒤뵈프 보졸레 누보’로 보졸레 누보 축제의 창시자 조르쥬뒤뵈프가 설립한 와이너리에서 생산했다. 잘 익은 딸기와 라즈베리, 크랜베리 향 등이 응축돼 과즙향이 풍부하다.

판매 물량은 2만 4000병이다. 현지 작황 여파로 지난해 4만 병에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예년 대비 절반 수준이지만, 20년간 한국에 보졸레 누보를 들여와 80만 병을 판매하며 쌓은 업력 덕에 이 물량도 확보할 수 있었다.

프랑스 보졸레 지방의 포도밭 전경/연합뉴스프랑스 보졸레 지방의 포도밭 전경/연합뉴스



실제로 올해 프랑스 지역은 이상 기후와 이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와인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니콜라스 올리브리 조르쥬뒤뵈프 마케팅 담당은 “올해는 무더위와 가뭄에 포도 수확이 예년(9월)보다 한 달 앞당겨져 생산량이 적었다”며 “양질의 농축미가 있는 포도를 골라 보졸레 누보를 만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고환율과 고유가(항공 운임)로 수입 단가는 더 뛰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와인병을 비롯한 부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 부담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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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및 물량 압박이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의 몇몇 주류 소매사들은 항공료를 줄이기 위해 예년 대비 운항 거리가 짧은 비행편을 활용한 뒤 나머지를 국내 물류망을 활용하기로 했고, 병 대신 페트병 용기를 쓴 상품을 수입한 곳들도 있다.



보졸레 누보는 ‘매년 갓 딴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희소성과 ‘11월 셋째 주 목요일 자정’ 전 세계 판매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숙성 기간이 3~4주로 짧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팔아서 많이 남는 술이라기보다는 와인 저변 확대와 연말 모임을 위한 대중적인 품목 차원에서 들여오는 상품에 가까운 것이다. 수익성을 고민하던 일부 주류 취급사들은 올해 보졸레 누보 거래를 아예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졸레 누보를 들여오는 시기가 원래 각종 연말 품목 운송과 겹쳐 운임료 면에서 부담스러운 때”라며 “다만 올해는 각종 이슈가 더해져 비용이 2배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GS25에서 판매 예정인 조르쥬뒤푀프 보졸레 누보 전면 라벨 이미지/사진 제공=GS리테일GS25에서 판매 예정인 조르쥬뒤푀프 보졸레 누보 전면 라벨 이미지/사진 제공=GS리테일


GS25는 각종 비용 증가를 반영해 보졸레 누보 판매 가격을 지난해 2만 원대에서 올해 3만 원대로 인상했다. 와이너리와 사전 협상을 통해 수입단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합의를 봤지만, 물류비용이 불어나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소비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11월 8일까지 진행하는 사전 예약 고객에 한해 포인트 2배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사전 예약과 함께 다른 인기 와인 품목을 중심으로 ‘최대 37% 할인 콤보 이벤트’도 펼친다.

한편 GS25는 2002년부터 해를 거르지 않고 11월 보졸레 누보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80만 병을 판매하며 국내 보졸레 누보 최대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올리브리 담당은 “편의점에서 다양한 와인을 취급하게 되면서 한국의 와인 시장 저변이 확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소비자가 본인들의 입맛을 찾아가는 데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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