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라는 훌륭한 언어를 배우고 훌륭한 교사로 서로 가까워지며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씨가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립국어원 주최로 열린 ‘국외 한국어교원(K-티처) 홍보대사 및 명예 K-티처 위촉식’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된 후 한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현지 외국인 교사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국외 한국어교원(K-티처)’ 계획을 이날 공개했다.
이날 린데만 씨는 “제가 2006년 독일 본대학 동양학과에 입학했을 때 제1언어로 한국어로 신청한 학생이 저를 포함해 달랑 3명이었다. 때문에 수업이 힘들었다. 교수님이 계속 시키니…(웃음). 그런데 많이 달라져 지금은 자리가 없다고 한다”고 독일에서의 한국어 인기를 설명했다. 그는 “독일에서도 몇 년 사이 한국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이 커졌다. 또 서울을 다니면 독일어가 많이 들리는 데 이는 굉장히 감사한 변화”라고 말했다.
린데만 씨는 이어 “만약 독일인과 한국인이 영어로 대화해도 머리로 이해하고 소통은 가능하다. 하지만 독일인이 한국어로, 한국인이 독일어로 대화하면 마음을 나누게 된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가 좀 더 가까워지고 많은 분들이 한국어라는 훌륭한 언어를 배우고, 훌륭한 교사로 서로 가까워지면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린데만 씨는 지난 2008년 고려대에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이후 지난 2014년 방송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패널로 나오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서도 한국인 못지않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해 관심을 모았다.
어떻게 하면 한국어를 그렇게 잘할 수 있나는 질문에는 ‘상냥하다’는 단어를 익히기 위해 백화점까지 찾아가 상냥한 직원과 대화한 내용을 이야기하며 “단어를 이미지화하면 도움이 된다”며 “지금도 상냥하다는 단어에서는 그때 장면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은 ‘명예 K-티처’로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현재 남서울대 교양대학 줄리아 임패여 교수를 위촉했다. 임패여씨는 말라야대학 한국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 한국학 석·박사를 거쳤다. 지난 2020년 ‘국외 한국어 전문가 대상’을 수상한 경력도 갖고 있다.
‘K-티처’는 외국인 가운데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려는 프로그램이다. 한류 확산 등으로 세계적으로 한국어 학습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해외에 파견할 한국인 교사는 매우 부족하다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현재도 한국어교원자격증 제도가 있지만 이는 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해서 비(非)원어민 외국인에게는 장벽이 높았다. 외국인은 한국어교원자격증 취득자 전체의 4%에 불과하다. 이런 자격을 간소한 것이 ‘K-티처’ 프로그램인 셈이다.
한국어 전공자를 대상으로 3개월 수강과 이후 일정 시험을 통과하면 된다. 수강 과목은 이론과 실기 총 130차시다. 국립국어원은 내년부터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2024년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장소원 국립국어원 원장은 “세계적으로 한국어 수요가 늘어나는데 한국인 교사가 이를 모두 가르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이제는 현지인이 한국어 교사가 돼 자국민을 가르치는 수준이 됐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 ‘K-티처’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