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순전히 개인투자자의 투자 수요가 지탱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기관투자자 위주로 안정적인 생태계가 형성된 해외시장과 대비되죠.”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2’에서 “한국의 경우 법인과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막혀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중요한 변곡점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국내 파생상품 계약 건수는 세계 1위를 기록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 신뢰 상실과 자본시장법 개정 등으로 인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며 “테라·루나 사태 이후 시장 신뢰도가 하락하고, 가상자산 업권법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국내 상황과 무척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투자자 신뢰 회복 여부와 입법화 논의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얘기다.
또한 박 교수는 최근 크립토윈터(가상자산 장기 침체장)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이 다음 상승장을 대비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코인 가격이 하락한 것과 별개로 나스닥은 가상자산 수탁업에 진출했고, JP모건에서도 관련 인력을 채용했다”며 “블랙록, 피델리티 등 자산운용사들도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을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긴축 정책을 멈출 때 다음 상승장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