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정윤지 "동기들 사이에 가려졌지만, 이제 알아보는 분 많답니다"[서경클래식]

◆투어 데뷔 3년 만에 생애 첫 승…정윤지 18문 18답

아마추어 통산 13승·국가대표 출신…대형 유망주로 주목

'동갑' 박현경·임희정보다 출발 늦었지만 앞만 보고 달려

내년 상금 톱5 목표…고교선배 박성현은 롤모델이자 연예인

정윤지가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이호재 기자정윤지가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이호재 기자




정윤지가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이호재 기자정윤지가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이호재 기자


정윤지(22·NH투자증권)에게는 ‘대형 유망주’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녔다. 아마추어 시절 통산 13승을 기록하며 이름을 날렸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임희정(22), 유해란(21)과 함께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다. 큰 기대를 모으며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입성했지만 생애 첫 우승은 빨리 찾아오지 않았다. 동갑내기 친구인 박현경(통산 3승)과 임희정(5승), 조아연(4승)보다 데뷔도 늦었는데 우승까지 늦어지니 마음만 급해졌다. 서러울 때도 많았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고 그 결과 올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5차 연장 끝에 정상에 올랐다. 3년 만에 꽃을 피운 정윤지를 18문 18답으로 만났다.



-2022년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해일 것 같아요.

△데뷔 후 목표는 3년째 똑같았어요.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뜻깊은 한 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쉴 틈 없이 바쁘게 달려온 한 해였어요.

-크리스마스 직전인 12월 23일이 생일이네요. 한 해 동안 수고한 자신에게 어떤 선물을 주고싶나요.

△저를 위한 선물은 이미 줬어요. 하지만 밝히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뭔가를 공개적으로 말하면 꼭 취소되는 상황이 나오더라고요. 다른 걸 말씀드리자면 다음 달 말에 호캉스를 계획 중이에요. 한국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65타)를 쳐서 호텔 스위트룸 1박권을 받았는데 언니와 함께 가기로 했어요.

-5월 첫 우승 후 삶이 달라졌나요.

△당연히 달라졌죠. 우선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이전까지는 매년 시드 걱정을 했는데 우승을 하면서 2년은 보장이 됐으니까요. 무엇보다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우승 당시에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연장까지 시간을 다 합하니 7시간이 넘었더라고요. 제가 중계방송에 오래 나오는 바람에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많아진 것 같아요.

-유명한 동기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서운함을 느낀 적은 없었나요.

△동기들이 워낙 유명해요. 저는 친구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죠. 친구들과 같이 다니면 사진 요청이 들어올 때가 많은데 제가 선수인지 모르시고 촬영을 부탁하는 분들도 종종 있었어요.

-첫 승 이후 꾸준히 순위권에 들고 있는데 두 번째 우승은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첫 우승도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 정도는 안 걸렸으면 좋겠는데 제가 지치기 전에는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올해 안에 꼭 2승을 안 해도 괜찮아요. 내년에도 기회가 있기 때문에 내년을 더 준비한다는 생각입니다.

-첫해 총상금 1억 원대, 지난해에는 3억 원대, 올해는 현재 기준 6억 원대의 상금을 획득했어요. 내년은 올해보다 2~3배의 상금을 기대해도 될까요.

△목표를 상금 금액으로 생각하지는 않아요. 순위로 봤을 때 내년에는 상금 톱5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아시안게임 때 드라이버 입스로 고생했지만 우드로 위기를 극복했다고 들었어요. 우드가 여전히 자신 있는 클럽인가요. 아니면 자신만의 무기가 생겼나요.

△그것도 저의 문제예요. ‘잘하는 게 뭐예요’라고 물었을 때 ‘이거다’라고 말하면 꼭 안 되더라고요. 우드가 자신 있다고 인터뷰한 뒤에 우드가 또 안 맞더라고요.

-골프 외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태민을 좋아해요. 쉬는 날 태민의 영상을 찾아보고는 해요. 공연을 직접 가서 보고싶기는 한데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에는 온라인 라이브 공연을 휴대폰으로 봤어요.



-골프를 하면서 힘든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나요.

관련기사



△힘들었던 순간은 생각해보면 많아요.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어떻게 이겨냈는지 딱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저한테는 아직 풀어야 하는 숙제예요.

-하루 동안 완벽한 자유가 주어진다면.

△우선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거예요. ‘덕질’을 하고 마음껏 잠도 자고 싶어요. 예전에는 쉬는 날마다 밖에 나가서 놀았는데 지난해부터 밖이 싫어지더라고요. 나가기까지 과정이 너무 귀찮아요.

-‘죽기 전에 이것만은 꼭 하고싶다’ 하는 나만의 버킷리스트는.

△연애를 해보고 싶어요. ‘모태솔로’라서….

-정윤지에게 ‘롤모델’ 박성현이란.

△너무 멋진 존재예요. 아우라도 넘치고 저에게는 연예인이죠. 구미 현일고 선배님이기도 해요. 2017년 모교 방문 행사 때 제가 학생 대표로 꽃다발을 건넨 적도 있어요. 지난해 BMW 챔피언십에서 다시 만나 ‘학교 후배입니다’라고 말하고 사진도 찍었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자신의 가장 큰 매력은.

△옷을 잘 입는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주로 스포츠 브랜드 의류를 좋아하는데 독특하게 입는 편이에요. 힙한 스타일도 입고 믹스매치로도 많이 입어요.

-자신의 성격을 ‘소심하다’고 했는데 성격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낯을 가리는 편이에요. 단점이 있다면 자기주장을 못해요. 의사를 제대로 못 밝힐 때가 많아요. 장점은 말을 아끼게 된다는 것이에요.

-MBTI는 뭔가요.

△ISFJ(용감한 수호자)요.

-누가 뭐라 해도 ‘이것만은 꼭 지킨다’는 게 있을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무조건 스트레칭을 해요. 30~40분 정도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웅크리고 자는 게 심해서 목이랑 승모근 쪽을 집중적으로 풀어요.

-골프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길을 갔을까요.

△평범한 학생이었을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꿈이 한의사였는데 공부를 열심히, 잘했다면 꿈을 이루지 않았을까요.

-올 시즌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70점이요. 30점을 뺀 것은 제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부분 때문이에요. 쇼트게임이 부족하고 퍼터 실수를 많이 하는데 골프 외적인 부분에서도 감정 컨트롤을 잘 못해요.


서귀포=서재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