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최소 수만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30일 새벽 2시 20분께 59명이 숨지고 15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소방은 “시시각각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0시 20분께부터 이태원에서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태원 일대에서는 핼러윈을 앞둔 주말인 이날 밤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사고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 호텔 인근 내리막길로 된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발생 후 1시간 뒤 인근 술집에서 경찰과 함께 나온 20대 여성 A씨는 “사고가 시작되는 건 보지 못했다. 술집 2층에서 아래를 보니 한 명이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 너무 놀라서 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갑자기 드러누워 단체로 CPR을 했다. 너무 무서워서 가만히 있다가 경찰과 함께 나왔다”고 설명했다.
현장 근처에 있던 20대 남성은 “사태가 벌어지기 전부터 인파가 몰려 앞뒤로 막혀서 아무것도 못했다. 꺽꺽거리다 겨우 헤어나왔다. 사실 내가 죽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20대 여성 박 모 씨도 “친구들이 압사사고가 발생하기 전 이미 다쳐서 병원에 갔다. 인파가 모이면서 친구는 발을 밝히고 꺾이면서 골절됐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이태원 일대 업소들이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0시 3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 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현장에서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구조를 지휘하고 행정안전부 장관도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