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스타트업 투자 혹한기 속…숨고 '재능강의' 손 뗀다

'숨고클래스' 론칭 1년만에 중단

경기침체로 자금유치 어려워져

엔데믹에 온라인 강의 성장세↓

사진=숨고클래스 홈페이지 캡쳐사진=숨고클래스 홈페이지 캡쳐




재능 거래 플랫폼 숨고가 야심차게 준비한 에듀테크 사업에서 1년 만에 철수한다. 엔데믹 이후 온라인 강의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데다, 경기 침체로 인해 스타트업으로 흘러드는 돈줄이 마르는 이른바 ‘돈맥경화’ 영향도 작용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숨고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 숨고클래스 서비스를 오는 2023년 1월 3일부로 중단한다. 강의 사업에 진출한 지 겨우 1년 만인 데다 해당 사업이 줄곧 흑자를 내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온라인 강의 플랫폼 ‘마이비스킷’ 플랫폼을 사들여 숨고클래스로 이름을 바꿔 같은 해 12월 29일 재론칭했다. 기존의 재능 거래 사업과 시너지를 도모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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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1년 만에 신사업이 꺾인 것은 경기 침체로 자금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경영 불안정성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투자 혹한기 속 허리띠를 졸라 매는 과정에서 새 사업에 드는 투자를 줄이고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곳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숨고 관계자는 “최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나 관심이 많이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흑자를 내고 있긴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은 기존 숨고 서비스에 더 집중하는 게 맞다는 판단 아래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숨고는 사업 중단과 관련해 지금까지 올라와 있는 강의 콘텐츠와 계약 관계를 다른 플랫폼에 양도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엔데믹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온라인 강의 시장의 성장성 자체가 둔화된 반면 시장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진 상황도 한몫했다. 야외활동이 잦아지고 교육 업계에도 대면 교육 서비스가 다시 인기를 얻으면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탄력을 받은 온라인 강의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에듀테크 업계에서도 다른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보편화하고 있는 구독 모델을 도입하는 곳이 하나둘 늘어가는 추세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강의 수를 보유한 ‘클래스101’도 지난 8월 말 구독 모델을 전격 도입했다. 문제는 구독권 가격이 대개 한 개 강의의 한달 치 수강료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아, 이용자 수가 충분히 늘지 않는 경우 구독 경쟁 구도가 업체들의 단기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숨고클래스와 같이 강의 수가 경쟁 업체보다 적거나 자금력이 부족한 곳에는 불리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다른 선택지가 많아져 개별 강의를 구매하는 빈도가 줄고 그래서 구독이 어떤 면에서 강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강의 수가 충분치 않거나 회원 수를 그만큼 확보하지 못하면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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