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인하면서도 최종 금리는 더욱 올려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비둘기파 메시지를 기대하던 시장은 파월 의장의 잇단 강성 발언에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3일(현지 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결국 느려질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너무나 뜨겁게 때문에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기준 금리는 아마도 더 올라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속도 조절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12월 금리 인상 속도조절 관련 질문에 "내가 하려는 것은 이같은 질문을 전체 긴축 프로그램의 맥락에서 보는 것"이라며 "어느 순간에 속도는 늦추는게 좋을 것이고 그게 다음 미팅일수도 있고 그 다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속도 조절의 시점보다 "언제까지, 얼마나 더 올릴 것인가(how far to go)가 가장 큰 질문"이라고 최종 금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시장이 가장 크게 반응한 대목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중단을 생각하기에 상황이 전혀 무르익지 않았다(very premature)"고 지적한 대목이다. 그는 또 "가야 할 길이 멀다"고도 했다. 속도조절 등 연준의 정책이 전혀 비둘기파로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의지도 변하지 않았음을 곳곳에서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과잉긴축을 한다면, 연준은 경제를 다시 부양할 도구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충분히 긴축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없다"며 "가장 큰 위험은 충분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상품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긴 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이나 근원인플레이션은 오르고 있다"며 연준이 정책 전환을 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데 충분한 수준으로 경제를 압박하기 위해 목적의식에 맞게 정책을 행하고 있다"며 "이같은 입장은 한동안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와 관련 질문에 "연착륙으로 가는길이 좁아졌나? 그렇다. 연착륙이 여전히 가능한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연착륙 확률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상품 부문 인플레이션이 완화된 것 같지만 충분치 않고 서비스 인플레이션과 근원 지표들은 오르고 있다. 올해 인플레이션 상황은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지금 경제전망을 낸다고 하면 9월보다 최종 금리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FOMC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목표 금리 등 경제 전망(SEP)를 내지 않는 달이다. 지난달 FOMC에서 연준은 내년 말 금리 전망 중위값으로 4.6%를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며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 목표 범위는 3.00~3.25%에서 3.75%~4.00%로 상승하게 됐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14년 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