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종 금리 수준이 5%에 육박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 뉴욕 증시에서 대형 기술주들이 급락했다. 특히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테슬라는 ‘파월 충격’으로 하루 만에 6% 가까이 밀렸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5.64% 급락한 214.9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밖에 아마존(-4.82%), 애플(-3.73%), MS(-3.54%), 알파벳(-3.87%) 등 대형 기술주들도 3% 이상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66.05포인트(3.36%) 급락한 1만 524.80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의 금리 인상 완화를 기대하던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적 발언에 무너졌다.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0.75%포인트 인상하며 ‘속도 조절론’을 언급하면서도 “최종 금리 수준은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결과 성명서에서는 통화정책 변화를 시사했으나 파월 의장이 궁극적인 금리 수준은 9월 전망(4.6%)보다 높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 특징”이라며 “이에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금리도 상승했고 이 여파로 주식시장은 재차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최종 금리 수준이 9월 예상됐던 4.6%를 넘어 5%에 육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기술주 가운데서도 테슬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파월 충격에 더해 미국 투자은행(IB)인 번스타인이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을 포함한 소프트웨어들이 향후 빠르게 가격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소프트웨어는 분기당 2억 9000만 달러가량을 버는데 이는 전체 수익의 1.3%, 총이익의 5% 정도에 불과하다”며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150달러로 제시했다. 테슬라의 현 주가(214.98달러)와 비교해서도 30%가량 낮은 수준이다.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FSD의 가격 경쟁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기술과 기능이 그래왔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FSD의 가격 경쟁 역시 점점 심화될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격은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최근 테슬라 소프트웨어 수익의 주요 출처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나오는 이연 수익인 점도 지적됐다.
다만 이는 현재 월가에서 테슬라에 대해 제시하는 대부분의 의견과 상반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10%의 애널리스트들만이 테슬라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내고 있다. 나머지 가운데 61%는 ‘비중 확대’를, 29%는 ‘보유’를 투자 의견으로 제시 중이다. 이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 주가는 293.43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