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명화 '진주 귀걸이 소녀' 훼손 시도한 기후활동가들 실형

네덜란드 법원, 징역 2개월 집행유예 1개월 선고

기후변화 관심 끌기 위해 예술 작품 공격하는 시위 유럽 곳곳에서 발생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훼손하려다 체포된 기후활동가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로이터통신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훼손하려다 체포된 기후활동가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로이터통신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세계적인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훼손하려 한 기후활동가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체포된 벨기에 국적의 남성 기후활동가 3명 중 2명에게 각각 징역 2개월에 집행유예 1개월을 선고했다. 신속 재판을 거부한 나머지 1명은 오는 4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네덜란드의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세 남성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소속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지난달 27일 헤이그에 있는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을 급습했다. 미술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지구가 훼손될 때 느끼는 감정과 예술 작품이 훼손되는 것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이 비슷하다고 강조하기 위해 작품 훼손을 시도했다.

두 남성은 자신의 손에 접착제 묻혀 명화를 보호하는 유리에 갖다 댔다. 머리에 토마토수프 캔을 끼얹기도 했다. 모두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이라는 글자가 적힌 티셔츠를 착용하고 있었다. 다른 남성은 이 장면을 영상으로 담았다.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티셔츠를 입은 남성들은 접착제를 묻힌 손을 명화 유리 덮개에 갖다 댔다. 유튜브 캡처‘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티셔츠를 입은 남성들은 접착제를 묻힌 손을 명화 유리 덮개에 갖다 댔다. 유튜브 캡처



앞서 한 검사는 “모두의 즐거움을 위해 걸려있는 예술작품이 다른 사람보다 자신들의 메시지를 우선시한 피고인들에 의해 더럽혀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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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작품이 훼손되지는 않았지만 유리 덮개를 갈아야 했고 기타 부수적 피해들이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이들에게 징역 4개월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이 판결할 경우 집회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판시했다.

‘저스트 스톱 오일’ 벨기에 측은 이들의 선고와 관련,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지구 생명의 대량 학살에 반대하는 기후 활동가들이 벌을 받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는 한 작품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과작(寡作)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에 불과 30여 점만 남아 있을 정도로 귀하다.

최근 기후활동가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유명 예술 작품을 공격하는 방식의 과격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에서는 포츠담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전시된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작품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끼얹는 시위가 있었고, 영국 런던에서도 내셔널갤러리에 있는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뿌려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정미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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