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주담대 2억, 이자만 벌써 100만원…10% 금리땐 어쩌나

◆美 G스텝發 연말 8~9% 초읽기

한은, 2연속 빅스텝 가능성 유력속

5대銀 혼합형 상단 이미 7% 넘어

주담대 8%땐 금융위기 이후 처음

4억 빌리면 월 300만원씩 갚아야

기존 대출 상환 움직임 늘어날 듯





3년 전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서울의 아파트를 구매한 A 씨는 대출이자 안내 문자를 받은 후부터 한숨만 나온다. 처음 주담대를 받을 때만 해도 금리는 연 2%대 초반에 불과했다. 최근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다음 달 말부터 금리가 6%대로 변동 적용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대출 원금이 2억 원가량 남아 한 달에 내는 이자만 100만 원으로 부담이 커졌다. A 씨는 “최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샀을 때와 비교하면 매매 시 여전히 이익을 볼 수 있다”며 “내년에도 금리가 계속 오르면 이자 부담이 더 커질 텐데 더 싼 아파트로 이사하는 게 맞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5% 중반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연말 9%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속도라면 내년 대출금리가 두 자릿수에 진입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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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5.349~7.2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5.09~6.724%다. 신용대출 또한 5.99~ 7.25%가 적용 중이다. 은행마다 주력 상품의 금리 현황으로 시장에서는 상품의 종류, 차주의 신용도 등에 따라 주담대·신용대출 등에서 실제 최고 7%대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주담대·신용대출 금리가 연말 8~9% 수준까지는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면서 한국 또한 이에 대응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이후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으면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0%에 달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의 최종 금리 또한 4.6%를 넘어 5%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1%포인트로 벌어지면서 이번 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담대 금리가 8%를 넘어서게 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의 일이 된다.

주담대 금리가 0.5%포인트만 올라도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주담대 4억 원을 30년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금리 연 4.5%에 빌렸을 때 매달 원리금 상환액은 약 202만 원이지만 금리가 연 5%인 경우 월 원리금 상환액은 214만 원으로 오른다. 1년에 144만 원 정도가 이자로만 더 나가는 셈이다. 연말 주담대 금리가 9%대까지 올라서게 된다면 차주들의 부담은 급격하게 불어난다. 올해 초 3.5%로 4억 원의 주담대를 받은 경우 내년 초 금리가 변동돼 9%를 적용받는 것을 가정한다면 원리금 상환액은 180만 원에서 324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가 10%대를 넘어가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상당해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기존 대출을 갚으려는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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