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모님 질책· 욕먹을까봐 …부상 입고도 숨기는 학생들

초·고등학생 부상 추가 확인

2차 가해 멈추고 치료 지원을

초등학생들이 1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초등학생들이 1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부상을 당한 초·고등학생들이 뒤늦게 추가 확인되면서 피해 사실을 숨기고 홀로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10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장을 방문한 데 대한 부모님 질책이나 주변의 2차 가해성 발언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숨겨진 10대 피해자들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초중고 학생들이 2차 가해를 입지 않고 제때 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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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서울 지역 초등학생 1명과 서울 지역 고등학생 1명 등 학생 부상자 2명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이태원 참사로 인한 초중고교생 부상자는 7명으로 늘었다. 이들 학생은 모두 경상으로 정상 등교 이후 후유증을 호소해 통원 진료를 받았다.

교육 당국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10대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참사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등에서 사상자를 비난하거나 사고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잇따르면서 외부 시선을 의식해 부상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온라인 공간에선 ‘애초부터 그런 곳을 가는 사람이 정상적인 사람이겠느냐’ ‘놀다가 죽은 것을 애도해야 하느냐’ 등의 2차 가해성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이 현장 방문 사실이나 부상 사실을 알렸다가 부모와 교사 등에게 꾸지람을 듣거나 괜한 걱정만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점도 이들이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다치거나 현장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혼자서만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을 경우 부상 정도나 트라우마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몰래 치료를 받으려 하더라도 매일 학교·학원을 다녀야 하는 초중고 학생은 병원을 다니는 것도 쉽지 않다. 교육계 안팎에서 사상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추고 10대 피해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치료·지원 시스템이 가동 중인 만큼 이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이번 사고에 따른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위(Wee) 클래스와 위(Wee) 센터를 중심으로 상담·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부상 학생에게는 심리 상담, 정신과 치료, 신체 상해 치료 등 병·의원 치료비도 지원하고 있다.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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