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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다방] '정부가 왜 이래', 코미디언 눈으로 본 뭔가 잘못된 세상

오바마 전 대통령X넷플릭스가 만든 다큐멘터리

코미디언 애덤 코노버 진행, "정부가 이래도 될까"

베스트셀러 원작…정부의 역할에 대한 신랄한 풍자

[리뷰] '애덤 코노버: 정부가 왜 이래'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애덤 코노버: 정부가 왜 이래’ 스틸 / 사진=넷플릭스 제공‘애덤 코노버: 정부가 왜 이래’ 스틸 /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 '애덤 코노버: 정부가 왜 이래'(The G Word with Adam Conover)는 음식, 날씨, 돈, 미래, 질병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거대한 정부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움직이는지를 코미디언 애덤 코노버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빅쇼트', '머니볼'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의 책을 원작으로 하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세운 콘텐츠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과 미국 독립예술영화의 명가 A24가 제작을 맡았다.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이 실제로도 등장하는데, 그의 연기가 무척 자연스럽다.

애덤 코노버는 곳곳을 다니며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에서 활약하는 공무원들과 군인들, 이들을 보조하는 민간 자원봉사자들과 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시민들을 인터뷰한다. 실제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공공 영역은 범위가 넓고 다양하며 필수적이지만, 필요성을 쉽게 간과하는 부분도 많음을 이 다큐는 지적한다.





처음에는 얼핏 정부 홍보 방송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핵심은 정부가 그들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재앙에 대한 비판이다. 애덤은 유머러스한 멘트들 사이사이에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생각할 거리를 더한다. 애덤의 내레이션 중 상당수는 언론에 보도됐던 기사들을 출처로 하고 있다. 애덤은 이를 한데 엮어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보조 코미디언들의 우스꽝스러운 콩트 연기도 일품이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로서 역할을 한다.

애덤의 농담이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과장인지 구분하기 다소 어려운 것은 아쉽다. 가령 미 정부가 낙농업계 로비 때문에 패스트푸드에 더욱 많은 치즈를 넣을 방법을 궁리했고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치즈 크러스트 피자'라는 내용이 나온다. 2017년 블룸버그에 실제 보도된 내용이라고 출처가 나오긴 하지만 진짜 믿어도 될지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들어볼 만한 내용과 가치가 있는 다큐 시리즈다.

가볍게 다큐를 보다 보면 묵직한 질문이 훅 치고 들어오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들이 많다. '음식' 편에서는 설탕 덩어리 딸기맛 과자가 왜 신선한 딸기 한 팩보다 저렴한 것인지, 몸에 나쁘고 싼 가공식품이 마트 선반에 왜 이렇게 많은지 의문을 제기한다. '날씨' 편에서는 세금으로 구축한 공공 데이터인 기상 관측 자료들을 어떻게 민간 기업들이 되팔고 있는지, 미국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수해 지역에 어떻게 생수 한 병도 전달하지 못했는지를 따져 묻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애덤 코노버: 정부가 왜 이래’ 스틸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애덤 코노버: 정부가 왜 이래’ 스틸


'돈' 편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화한 빈부격차 이면에 정부의 차별적인 구제 지원금 정책이 있었음을 고발하고 '미래' 편에서는 애플 시리(Siri)나 로봇 청소기, 포켓몬GO 등 일상에서 쓰이는 기술들 이면에 살상 무기가 개발되고 있음을 꼬집는다. 그리고 '질병' 편에서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드러난 정부의 보건 정책 한계를 낱낱이 비판한다.

이 다큐가 실제로 하려는 말은 다음과 같다. 애덤은 아무리 넷플릭스라고 해도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말로 떠드는 건 쉽고 뻔하다고 말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말처럼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변화' 편에서는 변화를 원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실제로 지역 사회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보여준다. 더디지만, 그렇게 사회를 변화시켜 나간다.



다큐는 필수불가결한 정부의 다양한 역할을 직접 발로 뛰며 보여준다. 교육 콘텐츠로도 손색이 없다. 다큐의 배경이 된 마이클 루이스 원작은 비판 대상이 조금 더 명확하다. '다섯 번째 위험 - 트럼프 정권, 미국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실패했는가'라는 제목의 베스트셀러인데, 마이클 루이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농무부, 에너지부, 상무부 등 정부 부처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전 정권에 비해 극명하게 대조되며 붕괴되는 시스템과 그 원인을 짚어냈다. 그는 정부라는 오케스트라의 최종 지휘자는 대통령이고 대통령이 어떻게 지휘하느냐에 따라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고, 비유가 아닌 진짜 현실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식평 - 웃으면서 던지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질문들

+요약


제목 : 애덤 코노버: 정부가 왜 이래(The G Word with Adam Conover)

장르 : 코미디, 다큐멘터리

제작 : 애덤 코노버, 존 울프, 존 코엔

출연 : 애덤 코노버, 버락 오바마, Raphael Chestang, James Austin Johnson, Nicole Randall Johnson, Sierra Katow, Jeff Seid 등

프로덕션/배급 : A24, Higher Ground Productions

러닝타임 : 6부작(2시간 54분)

공개일 : 2022년 5월 19일





볼 수 있는 곳 : 넷플릭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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