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량리종합시장이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11월 본격 서비스 시행을 앞둔 ‘우리시장 빠른배송’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에 익숙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청량리종합시장에서도 채소나 과일 등 신선식품을 전국에 당일 혹은 새벽배송하는 물류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인근 청량리종합시장 상인회장은 “‘우리시장 빠른배송’서비스는 상인들은 유통 창구를 확대할 수 있고, 고객들은 청량리종합시장의 상품을 빠르고 신선하게 배송받을 수 있는 상생모델”이라며, “이 서비스를 계기로 다양한 연령의 고객이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아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취임 9년 차를 맞이한 김인근 회장의 고객 확보 노력은 계속 이어져 왔다. 고객들이 전통시장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였던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과 협의해 종합시장 최초로 ‘도로 중앙 주차장’을 만들어 시행한 게 대표적이다. 시행 후 상인과 고객 간 주차 분쟁이 사라지고 반응도 좋았지만, 주차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 도로 중앙 주차장이 협소한 게 문제였다. 청량리종합시장의 주차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낸 게 지하주차장 설립이다. 김 회장은 “임기 내 300대 이상 주차 가능한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누구나 편하게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청량리종합시장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올래갈래 또올래’ 청량리종합시장 김인근이다(웃음). 우리 시장은 1962년 청과물시장으로 시작해 지금은 155여 개 점포에서 과일, 채소뿐 아니라 건어물, 견과류, 기름, 고추 등을 판매하고 있다.”
- 현재 청량리종합시장 상인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데, 청량리종합시장과의 인연이 궁금하다.
“1980년에 서울로 상경했다. 당시 서울의 3대 재래시장은 용산시장, 영등포시장, 청량리시장이었다. 이중 청량리시장을 선택해 43년째 이곳에서 청과물을 판매하고 있다. 40년 이상 지내다 보니 이젠 여기가 고향 같다(웃음).”
- 회장에 취임 후 시장의 환경개선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을 듯한데, 대표적인 몇 가지만 이야기한다면.
“2014년에 처음 회장에 취임해 9년째 맡고 있다. 취임 후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주차문제였다. 이전에는 상가 앞에 주차장이 있어 상인과 고객 간에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고민 끝에 경찰청과 협의해 ‘도로 중앙 주차장’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고 나니 상인, 고객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
- 실제로 도로 중앙 주차장을 이용해보니 편리하더라. 이밖에 또 어떤 사업을 진행했나.
“2015년부터는 소상공인회, 동대문구청 등과 협업해 환경개선을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캐노피, 화재 예방, 소방시설 완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우리 시장은 소방시설을 완비해 불꽃만 튀어도 비상벨이 울려 소방서에서 5분 내로 출발하게 돼 있다.”
- 많은 전통시장이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더라. 이곳 청량리종합시장만의 특징이 있다면.
“‘상인이 변해야 시장이 산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2015년부터 상인대학을 운영해 고객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는 상인이 되도록 교육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시장의 상인들은 대체로 고객에게 친절하다(웃음). 또한,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시행하는 온라인구독경제사업이 돼 현재 청량리종합시장만의 홈페이지 자체몰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도 완료했다. 이렇게 고객이 어디서든 편하게 청량리종합시장의 상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이야기를 들어보니 취임 후 시장의 환경개선뿐 아니라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는데, 앞으로 더 보완해 나갈 점이 있다면.
“요즘은 ‘배송시대’ 아닌가. 우리 시장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서울시의 ‘우리시장 빠른배송’에 선정돼 지금 배송센터를 짓고 있다. 11월에는 아침배송, 당일배송이 가능해질 것 같다.”
- 환경개선 이후 고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캐노피 등을 설치해 우리 시장의 환경이 개선되자 이전보다 고객이 많게는 30% 이상 증가했다. 또한, 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주차나 화장실 등 시설들이 편리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 9년째 상인회장을 지내면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뭔가.
“아무래도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상인들의 매출이 이전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힘들었지만 상인들이 서로 도와가며 위기를 이겨냈다. 다른 하나는 한정된 고객층이다.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대부분 중장년층이다. 젊은 고객을 유치하는 게 전통시장들의 가장 큰 고민 중하다. 우리 시장은 젊은 고객 유치를 위해 스마트스토어 입점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어 조만간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상인회가 잘 운영되려면 상인들의 친목도 중요할 것 같다. 친목도모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나.
“코로나19로 인해 이전에 했던 활동들이 모두 중단됐다. 이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으니 내년부터는 활동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친목 도모를 위한 동아리 활동뿐 아니라 고객 응대를 위한 교육도 진행하려 한다. 특히 외국인 고객이 전통시장을 많이 찾는데, 상인들의 응대가 쉽지 않다. 그래서 고객 응대에 필요한 영어, 중국어, 일어 등을 교육하기 위해 최근 한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상인회장으로서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현재 ‘도로 중앙 주차장’으로 주차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완전히 해결된 상태는 아니다.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더 편리한 주차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임기내 300대 이상 주차 가능한 지하주차장을 신설하려고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