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4일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은 가정폭력처벌법상 처벌대상이 되는 범죄 가운데 ‘정보통신망법 위반’을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가족 내에서 발생한 스토킹 범죄 피해자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내거나 실제로 찾아가는 등 스토킹 피해를 입은 경우 가정폭력처벌법이 아닌 스토킹처벌법상 피해자 보호조치 대상이 된다.
현행 법률로는 현재 또는 과거 혼인관계인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서 스토킹범죄가 발생해 사망까지 이어져도 스토킹처벌법으로 보호할 근거가 없다.
앞서 2018년 ‘등촌동 전처 살해 사건’의 김모씨(53)는 피해자 A씨의 차량에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달아 범행 전 약 두 달간 동선을 추적했다.
딸들은 “어머니가 이혼 후 4년여 동안 아버지의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며 “6번이나 이사했지만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집요하게 쫓아다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의 ‘2021년 여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6.9%가 배우자(이하 사실혼 포함)로부터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이중 당시 배우자가 4.4%, 피해 이전 헤어진 배우자는 2.5%였다.
여성폭력 피해 경험을 보고한 응답자 절반가량(48.6%)은 신체적 폭력, 성적 폭력, 정서적 폭력, 경제적 폭력, 통제, 스토킹 가운데 두 가지 유형 이상의 폭력 피해를 경험했는데, 이를 고려하면 배우자 스토킹 피해의 심각성은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된다.
폭력 유형별 가장 심각한 피해 수준을 보면, 가해자와의 관계는 성적 폭력을 제외한 모든 유형에서 당시 배우자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신체적 폭력 43.8%, 정서적 폭력 35.5%, 경제적 폭력 70.2%, 통제 43.1%였다.
성적 폭력 가해자도 전혀 모르는 사람(47.0%), 학교나 직장 구성원(19.0%) 다음으로 당시 배우자(10.6%)가 높았다.
피해 이전 헤어진 배우자의 여성폭력 유형별 비중은 신체적 폭력 2.1%, 성적 폭력 0.6%, 정서적 폭력 1.0%, 경제적 폭력 1.8%, 통제 0.8%였다.
양 의원은 “가정폭력 피해자는 혼인관계를 해소하거나 벗어나고자 할 때 가해자로부터 스토킹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정폭력 범죄에 스토킹 피해가 인정된다면 배우자로부터 감시나 추적을 당하는 피해자는 법률에 따르는 피해자 보호조치를 더욱 넓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