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097950)이 대체육을 비롯한 차세대 먹거리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회사의 성장을 담보할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미래 식품소재 △영양(Nutrition) 솔루션 △대체 단백 △배양 단백 분야를 낙점하고 이를 전담할 새 사업 조직을 만든 것이다. 이번 조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 단행 후 개최한 최고경영자(CEO)미팅에서 “초격차 역량을 만들어낼 계획을 수립해 즉시 실행하라”고 지시한 이후 나온 CJ제일제당의 첫 번째 중기 전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CJ제일제당은 해당 사업 부문 매출을 현재 약 1조 원 규모에서 3년 뒤인 2025년엔 2조 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조직개편을 통해 하이테크 기반의 ‘FNT(Food & Nutrition Tech) 사업부문’을 신설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조직은 그동안 CJ제일제당 내에서 파편화된 형태로 추진돼온 미래 식품소재, 영양 솔루션, 대체 단백, 배양 단백 등 4개 분야를 한데 모아 집중적으로 키우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은석(사진) CJ제일제당 대표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해 발표한) 그룹 4대 성장엔진인 문화·플랫폼·웰니스(건강지향)·지속가능성 중 CJ제일제당이 크게 도전해 볼 영역으로 이들 4개 분야를 선정하게 됐다”며 “이 사업 영역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신설 조직의 부문장은 최해룡 전 HNH(Human Nutrition & Health) 사업본부장이 맡는다.
FNT 부문 신설로 CJ제일제당의 사업은 식품, 바이오, 피드앤케어(Feed&Care), FNT 등 4개 부문으로 재편됐다. 그룹의 4대 성장엔진 중 ‘웰니스’ 분야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신규 엔진을 추가로 탑재한 셈이다. CJ제일제당은 FNT 부문 안에 기획·운영과 신사업개발, 마케팅, 연구개발 (R&D) 조직 기능을 모두 넣어 하나의 사업체로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연간 약 1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FNT 사업 부문 매출을 2025년에는 2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기준 CJ제일제당의 전체 매출액은 15조 7444억 원(CJ대한통운 제외)이다.
세부적으로 미래 식품소재 분야에서는 차세대 원료 소재 개발 및 사업 확대에 주력한다. 이미 식물성 발효소재 ‘테이스트엔리치’를 개발해 성과를 내고 있는데, 앞으로 첨가물을 대체할 신개념 소재를 더 많이 내놓을 계획이다. 영양 솔루션 분야에서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 사업 확대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위탁개발사(CDMO) 인수 등 전략적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체 단백과 관련해서는 식물성 소재(TVP) 기술을 강화하고 콩 고기의 한계로 꼽히는 조직감, 냄새를 극복하는 신개념 단백원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배양 단백은 아직 글로벌 기술 수준이 걸음마 단계지만, 시장 규모가 2030년 182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고부가 배지원료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FNT 사업부문 신설은 신성장 동력 확보뿐 아니라 ‘미래에 도전하는 혁신 문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CJ제일제당의 이번 조직 개편은 이재현 회장이 지난달 CEO 미팅에서 중기 전략 구상 및 실행을 당부한 직후 나온 조치다. 이 회장은 지난달 27일 CJ 인재원에서 열린 CEO 미팅에서 “2023~2025년은 그룹 미래를 판가름할 중차대한 갈림길”이라며 “(계열사)CEO들이 온리 원 철학을 담은 비전으로 초격차 역량을 만들어 낼 좋은 계획을 수립, 내년에 즉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