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미중 갈등·우크라 전쟁 속 머리 맞대는 G20 정상 “경제 공조 가능성 ‘제로’ 수준”

제재 강화-핵 위협·가스 차단

서방·러시아 '총성 없는 전쟁'

전쟁發 인플레 위해 금리 인상

각국 중앙銀 각자도생도 한몫

"서로 가장 필요한 시기 분열"

2009년 같은 협력 어려울 듯

재닛 옐런(가운데) 미국 재무장관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측과 경제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재닛 옐런(가운데) 미국 재무장관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측과 경제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인도네시아 발리에 1박 2일 일정으로 모였지만 이번 회의에서 G20이 경제 공조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감이 팽배하다. 경제·안보 등 각 분야에서 커지는 미국·중국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장애물들이 위기 타개를 위한 협력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 시간) “G20 간 불협화음에 세계 경기를 침체에서 건져내려는 노력이 좌절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모인 G20 정상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은행들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던 과거의 사례를 이번에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미국과 유럽 등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아끼지 않고 다음 달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단행하는 등 대러 제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핵 위협을 서슴지 않는 한편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차단하며 이에 맞서고 있다. G20에 속한 서방과 러시아 간 ‘소리 없는 총성’이 오가는 와중에 이번 회의가 협력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20 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G20에서 (전쟁 등) 안보 문제보다 경제 현안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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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발(發)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각자도생’식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점도 경제 공조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신흥국의 부채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금융위기 때는 모든 국가에서 재정 부양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각국의 재정 여력과 물가 압박 수준이 다르다”며 사실상 공조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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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2위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G20 공조를 가로막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지난달 발표한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금지 조치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0.25%포인트가량 떨어뜨릴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옐런 장관과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이 회동해 글로벌 경제의 위협 요소인 중국의 경제문제를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특별한 합의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이 서로 가장 필요한 시기에 분열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우려한 바 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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