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비토즈는 글로벌 진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단 내년 1분기까지 싱가포르에 첫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익스피디아 등 해외 온라인여행사(OTA) 플랫폼들은 국내에 활발하게 진출해 영업하고 있지만 우리 플랫폼은 해외 진출이 부진하다는 문제 제기에 대한 정지하 트립비토즈 대표의 답변이다. 정 대표는 우선 동남아와 미국 시장을 뚫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내년에 영어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하고 이어 중국어·인도네시아어·베트남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K팝 등 한류의 전파는 빨라지고 있지만 해외의 한류 팬들은 정작 한국의 여행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들이 한국 관광을 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여행 플랫폼은 외국 회사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한국 관광이 해외 OTA의 하청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자조 섞인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트립비토즈가 우선 싱가포르를 공략하는 것은 동남아 한류 팬들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 한류 팬이 트립비토즈 플랫폼을 통해 한국 방문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세계 여행을 하는 외국인들이 한국 플랫폼을 이용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정 대표는 “전 세계 20~30대는 공통된 감정을 갖고 있다”며 “트립비토즈 서비스를 기반으로 여행이라는 주제로 놀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싱가포르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트립비토즈의 싱가포르 진출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올 9월 싱가포르 중심업무지구에 문을 연 ‘싱가포르 관광기업지원센터(KTSC)’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KTSC는 국내 유망한 혁신 관광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 4곳에 이어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문을 열었다. 당시 현지 개소식에는 정 대표도 참석했다.
해외 진출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 대표는 “싱가포르 관광기업지원센터의 인프라를 많이 이용하고 현지 인력을 채용하면서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 달에 일주일은 싱가포르에 머물 정도”라고 답했다.
정 대표는 우리 관광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최근 관광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 우리 정부의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면서 “특히 여행 플랫폼을 전략산업으로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