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긴축 뚫고 '깜짝실적'…소부장株 달린다

환율효과에 3분기 영업익 급증

하나마이크론·미래나노텍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주 ↑

"내년 경기침체 본격화" 우려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주가가 활짝 웃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 배경이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에도 원화 약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다만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돌입하는 내년에도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수 있을지는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부품사인 하나마이크론(067310)은 이날 15.12%(1550원) 상승한 1만 1800원에 장을 마쳤다. 미래산업(025560)(8.32%), 원익QnC(074600)(8.2%), 하나머티리얼즈(166090)(7.84%), 네패스(033640)(7.47%), DB하이텍(000990)(7.46%), 동진쎄미켐(005290)(6.41%) 등 주요 부품사 주가도 강세였다.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업체 138곳 중 113곳이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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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장비 부품사들 역시 주가가 급등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필름 제조사인 시총 7800억 원의 미래나노텍(095500)은 이날 7.23% 상승했다. 디스플레이·2차전지·반도체 계열사를 보유한 솔브레인홀딩스(036830)는 6.29%, 디스플레이 제조·판매 등을 하는 APS홀딩스(054620)(6.1%)나 터치패드 제조사인 일진디스플(020760)(14%)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디스플레이 장비 및 부품 업체 84곳 중 56곳, 통신장비 업체 44곳 중 28곳이 상승했다.

주요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에 훈풍이 분 것은 증권가의 눈높이를 뛰어넘은 탄탄한 실적 덕이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주요 전자 기기 수요가 줄며 실적이 악화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되레 예상치를 뛰어넘자 주가가 반등했다. DB하이텍은 영업익 2185억 원이 예상됐는데 220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5.2% 급증했다. 원익QnC 역시 영업익이 예상치(353억 원)를 넘어선 3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 상승했다. 반도체 검사용 장비와 전자 부품, 초음파 장비 등을 만드는 리노공업(058470)도 이익이 전년보다 31.1% 급증했다. 이 밖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최근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지분 41억 달러어치를 사들였다는 소식, 세계적 반도체 업체 ASML이 한국 부품사를 살 수 있다는 소문도 소부장 주가에 날개를 달아줬다.

다만 증권 업계는 소부장주들의 실적이 3분기에 고점을 찍고 본격적인 경기 침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DB하이텍은 3분기를 고점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업계 전반적으로 주문이 부진할 것”이라며 “경기 하강과 세트 업체들의 많은 재고가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은 리노공업에 대해서도 “눈부신 실적에도 글로벌 반도체 업황 하락기에 따른 멀티플 하락을 극복하기에는 어려움이 상존한다”며 목표 주가를 25만 원에서 19만 원으로 하향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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