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尹, 방한 요청에…習 또 '방중' 응수

8년째 방한 않는 習, 이번에도 거절

尹·시진핑 모두 "자국 먼저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정상회담을 개최했지만 시 주석은 또다시 답방을 에둘러 거절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시 주석은 방역을 이유로 중단했던 해외 일정을 올 9월 카자흐스탄 방문을 기점으로 재개했는데도 방역 상황을 내세워 방한 요청에 선을 그은 것이다.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우리 정부는 중국에 수차례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이번에도 방한을 사실상 거부한 것은 윤석열 정부 들어 미국의 대중국 견제 대열에 동참하는 등 달라진 태도에 양국 관계가 껄끄러워진 탓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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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방중보다 시 주석의 방한이 먼저 이뤄지는 게 맞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 방문했고 2019년 12월에도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반면 시 주석은 2014년 7월 이후 8년째 한국을 찾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 당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중국 톈진에서 회담한 후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제반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시 주석의 답방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직간접적으로 수차례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방중 초청을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으로부터 중국 방문을 초청 받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한을 고대한다”고 답했다. 양측이 서로 자국에 먼저 방문해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9월 16일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했을 때 리 위원장에게 시 주석의 방한을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리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초청을 시 주석에게 보고할 것”이라면서도 “윤 대통령도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리=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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