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40만명' 예상한 새출발기금, 한 달째 신청자 1만명도 안돼…"개선책 논의해야"

신청 문의 두 배 늘었어도

실제 신청으로 안 이어져

'도덕적 해이' 우려도 지속

"설계 미진했었는지 재검토해야"

9월 27일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신용회복위원회. 사진 제공=연합뉴스9월 27일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신용회복위원회. 사진 제공=연합뉴스




시행 한 달째를 맞이한 새출발기금 신청자가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새출발기금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새출발기금 신청자 수는 총 9931명이었다. 기금 출범 후 첫 주였던 10월 13일 신청 규모가 7513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약 3주간 증가분은 2500명에 불과했다. 당초 금융 당국이 예상했던 새출발기금 수혜 대상은 약 40만 명이었다.



7일 기준 온라인 플랫폼 접속자는 89만 명, 콜센터 연결은 9만 3000명으로 지난달 13일(플랫폼 45만 5000명, 콜센터 5만 6000명)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실제 신청으로 이어지진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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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조정신청 누계 채무액 역시 1조 1000억 원에서 1조 4000억 원으로 약 3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새출발기금 재원이 30조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5%에 불과한 수치다.

신청자의 ‘도덕적 해이’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7일 기준 조정신청 채무액 상위 50건을 분석한 결과 채무 유형별 비중은 담보부 57%, 보증부 28%, 신용 15%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정신청채무액 중 담보부가 17%, 보증부가 6%, 신용이 77%인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수치로, 일반적인 조정신청과 달리 담보나 보증 채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차주들이 신청을 한 셈이다.

또, 신청 차주의 95.9%는 800점 이하 중저신용자였다. 다만 14억 9000만 원의 채무조정 신청액 중 담보채무액이 9억 1000만 원에 달하거나, 채무조정 신청액 12억 5000만 원 중 담보가 9억 4000만 원인 차주들의 신용점수가 200점대에 불과한 경우가 있어 고의로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의심할 만한 사례도 발견됐다.

최 의원은 “야심차게 출발한 새출발기금이 생각보다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계가 미진했던 것은 아닌지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출범 당시부터 도덕적 해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만큼, 새출발기금 악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 당국이 철저히 관리 감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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