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3년 만에 전면 정상화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넥슨, 넷마블(251270), 크래프톤(259960)을 비롯한 주요 게임사들이 일제히 대규모 부스를 선보이며 게이머 잡기에 나섰다. 특히 모바일에 집중했던 예년과 달리 콘솔 신작을 대거 선보이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17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22’ 개막식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역대 가장 많은 987개의 참가사가 몰렸다. 관람객들 또한 3년 만의 지스타에 열띤 호응을 보냈다. 실제 개막도 하기 전부터 벡스코 일대는 행사장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만 안전 수칙 강화로 지난 2019년 나흘간 총 24만4000명에 달했던 관람객 규모는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2만~2만5000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신작을 직접 소개하는 부스도 2100개 규모로 1년 새 2배 가량 확대됐다. 지난해 불참했던 ‘2N(넥슨·넷마블)’이 각각 300개, 100개에 달하는 대규모 부스를 차렸고, 네오위즈(095660)는 10년 만에 지스타를 다시 찾았다.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293490)·위메이드(112040)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출석했다.
특히 올해는 다수 게임사들이 이례적으로 ‘콘솔’ 신작을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게임사들은 여태껏 모바일 게임 위주로 라인업을 꾸려왔으나 최근 들어 글로벌 진출을 위해 콘솔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비록 국내 시장 점유율은 6%에 그치지만, 북미 및 유럽권 점유율은 4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도 “한국 게임사가 서구권에서 성공하려면 콘솔은 뗄 수 없는 영역"이라며 “해당 지역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강제로라도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사들은 콘솔 신작을 단순히 영상 등을 통해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플레이스테이션5)와 데이브 더 다이버(닌텐도 스위치) 2종을 콘솔 기반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넥슨이 지스타에서 콘솔 시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콘솔 기대작 중 하나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모바일·PC 시연만 진행했다.
크래프톤은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출시를 2주 앞두고 지스타에서 전세계 최초 공개 시연을 진행했다. 게임 개발을 전두지휘하고 있는 스티브 파푸트시스 스트라이킹디스턴스스튜디오(SDS) 최고개발책임자(CDO)도 이날 지스타 컨퍼런스에 강연자로 직접 참석했다. 네오위즈도 내년 여름 출시 예정인 ‘P의 거짓’ 시연대를 50대 이상 마련했다. P의 거짓은 지난해 8월 독일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 최초로 3관왕을 휩쓸어 화제가 됐다.
게임사들은 이번 지스타에서 몸풀기를 한 후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콘솔 게임을 쏟아낼 예정이다. 첫 타자는 다음달 2일 출시 예정인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이다. 비교적 취향을 많이 타는 호러 장르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출시 직후 한 달간 판매량 100만 장은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네오위즈 ‘P의 거짓’과 엔씨소프트(NC)의 ‘TL’이 글로벌 출격한다. 특히 엔씨는 TL의 북미 서비스를 글로벌 유명 퍼블리셔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현지 흥행을 위해선 현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배급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아마존게임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넷마블 또한 이번 지스타에서 PC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을 콘솔 기반으로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날 전통의 모바일 게임들도 여전히 큰 인기를 끌었다.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등 유명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은 시연을 위해 한 시간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