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종부세) 납부의 계절이 어김 없이 돌아왔습니다. 올해는 납부 대상자들의 한숨 소리가 유독 큽니다. 집값은 하락하고 있는데, 폭탄 수준이라며 거센 불만이 터져 나왔던 지난해 세액과 비슷한 규모이기 때문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종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안들이 발표됐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종부세 납부 대상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습니다. 주택 보유자(2020년 1470만명)의 약 8%가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 셈입니다.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지 않은 이유, 절세 방안 등을 짚어드리겠습니다.
대상자 120만명, 세액 4조원대 역대급 종부세
정부는 이달 22일 전후로 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할 계획입니다. 과세 기준일(6월 1일) 기준 대상자는 약 120만명, 총액은 총 4조원대입니다. 지난해에는 94만7000명에 5조7000억원의 종부세가 고지됐고, 이후 특례 추가 신청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된 인원과 세액은 93만1000명, 4조4000억원이었습니다. 올해도 결정 인원과 세액은 고지 때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상당한 수준이 될 전망입니다.
납부 기간은 12월 1일부터 15일까지입니다. 세액이 25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세액의 일부를 납부기한 경과 후 6개월 이내에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올해 처음 1세대 1주택자 납부 유예 제도가 도입돼 일정 요건을 갖추면 상속·증여·양도하는 시점까지 안 내도 됩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낮추고, 주택특례 도입했는데…머선일?
정부는 종부세 부담을 줄이겠다며 여러 가지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 비율) 60%까지 인하, 일시적 2주택 비과세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왜 늘었을까요?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급격하게 오르면서 과세 대상자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집값 떨어지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는데, 종부세 과세 구조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 공시가격으로 세금을 매기니 집값 하락과 상관 없이 종부세 부담이 늘어난 것입니다. 올해 초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7.2% 상승했습니다. 올 초까지 이어진 집값 상승세와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의 영향이 큽니다. 1세대 1주택자 특별공제(최대 14억까지 공제) 법안 무산도 납세 대상자가 늘어나는데 영향을 끼쳤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법안 무산으로 약 10만 명 가량의 납세자가 종부세 과세 대상으로 추가돼 1세대 1주택자 전체적으로 약 600억 원의 세부담이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양한 조치를 내놓은 정부로선 억울할 수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 비율 하향 조정 등 종부세 부담 완화 조치로 9조 원 수준으로 추산됐던 종부세가 지난해와 비슷한 4조 원 규모로 낮아졌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공시가격이 시세를 역전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아파트 전용면적 73㎡짜리가 최근 9억원에 매매됐습니다. 이 아파트 공시가는 동일 면적 기준 약 11억3900만원 입니다. 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76.5㎡(1층)도 19억85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올해 기준 공시가격은 19억3700만원 입니다.
피돈내산 집인데…1세대 1주택자 절세법
내년에 종부세를 덜 내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세무 컨설팅 업체 ‘손무’의 신규환 대표세무사님께서 알려주신 절세 방안을 에디터가 정리했습니다. 종부세는 인별 과세입니다. 공동명의로 주택을 소유시 각각 집을 소유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즉 남편 1주택, 부인 1주택으로 인당 6억원씩 총 12억원 공제가 가능합니다. 공동명의 말고도 단독명의 1세대 1주택, 공동명의 1세대 1주택 중 본인에게 유리한 방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단독명의일 경우 총 공제 금액은 11억원으로 1억원 줄어들지만 세액공제 혜택이 있습니다.
매도? 증여? 다주택자 절세법
매도나 증여 없이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다주택 중과세 폐지, 기본세율(0.5∼2.7%) 인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니까요. 다만 이 방법을 택하셨다면 법령 통과 여부를 자주 확인하며 추후 대응 전략을 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