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639조 원의 정부 예산안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모두가 민생”이라며 법정 기한(12월 2일)까지 처리해야 한다고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을 ‘정치 공동체’로 묶은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새해 예산안을 어떤 일이 있어도 법정 시한 내 처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4년부터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2월 2일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도록 법제화됐다”며 “정확히 말하면, 헌법이 12월 2일 예산안 처리를 규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세계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예측”이라며 “구체적 사안에 대해선 여야 원내 지도부의 협상이 있겠지만 헌법이 정한 시한 내 통과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야당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야당이) 국정조사 특위 구성 등 정쟁적인 쟁점들을 민생 예산 저지 구실로 삼는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예산 삭감 추진에 “표리부동, 일구이언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주 원내대표는 “SMR 혁신형 소형모듈원전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인데, 예산 심의과정에서는 대폭 삭감하려고 하고 있다”며 법인세 인하, 종부세 등에 대해서도 "이재명 당시 후보는 보유세 완화는 실수요자에게 꼭 필요한 대책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여당 지도부는 19일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에 야권 의원 7명이 참석한 것도 문제 삼았다. 정 위원장은 “취임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대통령을 끌어내리라는 구호를 외쳤다”며 “대선 불복이다.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반헌법적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을 정치 공동체로 묶은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며 “그런 것이 앞서간 민주당의 지도자들이 위기의 순간에 보여준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결단’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산국회 시기에 사법 문제와 정치의 책임 문제를 분리해 대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정치 본연의 역할과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분리해 대응하자고 부탁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에 대해선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검은돈이 두 사람(김 부원장, 정 실장)에게 흘러 들어가 이재명의 시장선거, 대선후보 경선, 대통령 선거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졌다”며 “야당 탄압,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이 위기를 탈출하려 하고 있다. 그런 주장을 납득할 국민이 누가 있겠나”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