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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쌍천만 윤제균 감독의 안중근 이야기, 정성화X김고은 뮤지컬 영화로 탄생(종합) [SE★현장]

윤제균 감독과 배우 이현우, 배정남, 박진주, 김고은, 정성화, 조재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윤제균 감독과 배우 이현우, 배정남, 박진주, 김고은, 정성화, 조재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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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만 윤제균 감독이 8년 만에 신작으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선택했다. 여기에 뮤지컬 영화라는 신선한 시도로 올겨울 극장가를 겨냥한다. 윤 감독이 영화 ‘영웅’으로 또 다른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2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웅’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윤제균 감독과 배우 정성화, 김고은,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마지막 1년을 그린 작품이다. 2009년 초연한 동명의 창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이다.

윤제균 감독은 영화 ‘국제시장’ 이후 8년 만에 신작을 발표하게 됐다.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국내 최초 쌍천만 흥행을 기록한 윤 감독이 후속작으로 ‘영웅’을 선택한 건 정성화와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그는 “내가 제작한 '댄싱퀸’에서 만난 정성화가 뮤지컬 '영웅' 무대를 하고 있어서 보러 갔다”며 “공연을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안중근 의사를 연기하는 것을 보고 자랑스럽고 멋있다는 것보다 안중근 의사에게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운동가분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게 마음이 아팠다”며 “언젠가는 뮤지컬 '영웅'을 영화로 꼭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된 지 10년이 넘었다”고 밝혔다.

윤제균 감독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윤제균 감독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


작품은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한국 영화 최초로 촬영 현장에서 직접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라이브 녹음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 배우들은 3개월 이상 발음, 발성 등의 보컬 트레이닝을 거쳤다. 윤 감독은 “‘영웅’ 연출을 맡고 결심했던 게 무조건 라이브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이후부터 모든 고통이 시작됐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 겨울에도 소리 때문에 파카를 입지 못하고 야외 로케 촬영을 할 때 벌레 소리 때문에 방역을 해야하는 등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힘든 촬영이었지만 라이브로 간다는 것을 결정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여기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이라고 만족해했다.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다. 윤 감독 또한 이질감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그는 “이질감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지 많이 심혈을 기울였다. 영화를 보게 되면 노래가 나온다고 해서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정성화는 “뮤지컬에서의 감정이 영화로 옮겨지면 과잉될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런 감정을 자연스럽게 숙여서 다가갈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며 “정제된 노래를 하려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진심을 쏟으면서 노래할 수 있을지 많이 연구했다. 이번 작품에 그런 부분이 구현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과 차별점에 대해 윤 감독은 “절반의 새로움과 절반의 익숙함을 선택했다. 뮤지컬에서 표현하지 못한 안중근의 과거와 설희의 정당성과 이유를 영화에 보안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시장’ ‘해운대’에 CG가 많이 들어갔는데 ‘영웅’이 가장 많이 들어갔다. 인이어, 마이크 등을 씌우는 작업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진주, 이현우, 배정남, 조재윤, 김고은, 정성화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김규빈 기자배우 박진주, 이현우, 배정남, 조재윤, 김고은, 정성화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김규빈 기자


역사를 옮기는 것인 만큼 고증에도 신경 썼다. 윤 감독은 “1909년을 고증해야 했는데 중국 한한령으로 촬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 라트비아라는 곳을 발견했다. 하얼빈역 신을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며 “실제 역사적 사건이 있는 곳이라 상상으로 할 수 없었다. 이토와 안중근의 동선을 철저히 고증에 맞춰 촬영했다”고 말했다.

안중근 역의 정성화 캐스팅도 의미 있다. 정성화는 뮤지컬 ‘영웅’ 초연부터 14년 동안 안중근 역을 소화한 오리지널 캐스트다. 그는 스크린에서 또다시 안중근 연기를 펼치기 위해 14kg 체중을 감량하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는 “처음에 감독님이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을 때 내가 안중근 역을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영화배우 중에 노래를 잘 하는 분이 하게 되면 내가 옆에서 많이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느 순간 감독님이 나를 부르더니 '네가 안중근 역을 해야겠다'고 했다”며 “당시 내가 86kg에 육박하는 거구였다. 감독님이 ‘관객들이 널 보고 안중근 의사라고 볼 정도로 빼야 한다’고 했고, 책임감이 막중한 일이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배우 정성화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배우 정성화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


배우 김고은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배우 김고은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


김고은은 조선의 마지막 궁녀이자 독립군의 정보원인 설희 역을 맡았다. 실제 역사에는 없는 가상의 인물이다. 평소에도 수준급 보컬 실력으로 자랑했던 그는 심도 깊은 연기와 함께 넘버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고등학생 때 뮤지컬 ‘영웅’ 넘버를 즐겨 불렀다는 그는 “10년 만에 부르려니 아무것도 안 됐다”며 “단기간에 큰 발전을 일으키기 힘들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총 3곡을 부르는데 모두 격정적인 감정으로 오열하면서 부르는 노래다. 자신 있게 라이브로 하겠다고 경솔한 발언을 했는데 현장에 가니까 감정을 쏟아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잘 안 되더라”라며 “현장에서는 노래를 포기하고 연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배우 나문희는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으로 작품의 중심을 잡았다. 이날 공개된 티저에서 나문희가 부르는 짤막한 넘버는 감동을 선사했다. 윤 감독은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는 설명이 필요 없다. 내가 디렉션을 하는 연기가 아니었다”고 감탄했다. 이어 “촬영을 하면서 나문희 선생님이 노래를 하는데 진심으로 전하는 대사의 파급력이 얼마만큼 큰지 느꼈다”며 “노래 잘하는 배우들도 나문희 선생님이 찍은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얼마만큼 마음을 전달하는 가가 노래의 핵심이라는 대화를 했던 기억이 있다”고 귀했다.

이외에도 조재윤은 안중근의 오래된 동지 우덕순 역, 배정남은 독립군 최고 명사수 조도선, 이현우는 독립군 막내 유동하 역으로 살을 붙였다.

윤제균 감독과 배우 이현우, 배정남, 박진주, 김고은, 정성화, 조재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윤제균 감독과 배우 이현우, 배정남, 박진주, 김고은, 정성화, 조재윤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규빈 기자


윤 감독과 배우들은 모두 진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윤 감독은 “‘국제시장’ 이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국제시장’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하면, ‘영웅’은 인간 안중근과 안중근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았다”고 정의했다. 이어 오는 12월에 극장에서 경쟁하는 ‘아바타2’를 언급하며 “둘 다 잘 됐으면 한다. ‘아바타’ ‘영웅’으로 인해 관객들을 극장으로 올 수 있게 했으면 한다”며 “올 겨울에 극장이 어려운데 영화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조그마한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정성화는 “촬영장에 나타날 때마다 설렜다. 앞으로 여러분께 보여드릴 생각도 설렌다”며 “이 설렘이 고스란히 여러분에게 좋은 감정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고은은 “‘영웅’에 참여하는 마음가짐은 진심이었다. 항상 온 마음을 다했다”며 “‘영웅을 보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오는 12월 개봉.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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