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예방을 위해선 사기로 인한 수익을 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법적·제도적, 기술적 보완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의 보이스피싱 근절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민금융연구원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범국민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의장은 “종합대책 발표 이후 현재까지 진행 경과를 보면 여러 정부 부처의 대책을 한 곳에 모은 정도에 그치고 각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피해자 대다수가 보이스피싱이란 걸 알면서도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심리로 인해 피해를 온전히 막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게다가 사기 총책 대부분은 중국·대만 등 해외에 있어 국내에선 주로 인출책만 검거·처벌되고 있는 상황이라 근본적으로 전기통신금융사기를 근절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해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사전적이고 선제적인 통합시스템 및 사기 피해자 치유·회복 지원을 위한 피해 구제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며 “특히 현재 범죄자가 범죄단체조직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엔 범죄수익 추징이 불가능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통해서도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한 수익을 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외 정 의장은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 등을 통한 사기 규제 및 피해금 환급 적용 △대포통장 명의인이 계좌 권리를 포기할 경우 즉시 환급 실시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가장 행위 규제 △피해자가 범죄자에게 속아 ATM기 등에서 여러 정보를 입력하는 행위도 직접 처벌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 의장은 “정책적 측면에서는 선제적 예방 솔루션 기능 융합과 신속하고 체계적인 정보 공유 인프라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는 매년 3만여 건씩 발생하고 있고, 지난 한 해 동안 피해 금액만 7700억 원에 달한다”며 “특히 서민층의 경우 보이스피싱 범죄는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이어 “보이스피싱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건 무엇보다도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피해 예방 및 구제 기능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가 6월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정부 합동수사단을 출범하고 ‘보이스피싱 통합 신고·대응 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만큼 정부 발표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