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공모펀드 시장에서 7조 원이 이탈하면서 수탁액 100조 원선이 위협받고 있다. 앞선 8월 금융 당국이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자금 유출 속도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반면 상장지수펀드(ETF)는 이 기간에 14조 원을 흡수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직접투자에 대한 선호가 높은 가운데 증시 침체까지 겹치면서 간접투자 상품이 고사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기사 4면
24일 한국펀드평가사에 따르면 국내 공모펀드(MMF·ETF 제외) 수탁액이 101조 8330억 원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탁액이 101조 원 수준까지 내려온 것은 10년래 처음이다. 연초 대비 자금 유출 규모는 6조 7426억 원에 이른다. 운용 규모 10억 원 이하 소규모 펀드를 제외한 수탁액 규모는 95조 958억 원으로 이미 100조 원 아래로 하락했다. 공모펀드 시장 전반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자투리 펀드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한편 ETF는 같은 기간 14조 원 넘는 자금이 유입되며 시장 규모가 74조 4778억 원으로 성장했다. 올 1월 3일 기준 ETF 설정액은 61조 8896억 원이었다. 특히 국내투자 ETF에는 이 기간에 9조 983억 원이 흘러들었는데 이는 국내투자 펀드 유출액(-7조 5227억 원)을 압도한다. 올 들어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채권·대체자산 등에 투자하기 위해 펀드에서 빼낸 돈으로 ETF를 담았다는 의미다.
올 들어 증시 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가 운용 성과면에서 ETF 대비 더 나은 결과를 증명하지 못하면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내 및 해외주식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20.4%, -21.6%로 같은 기간 해당 주식형 ETF(-17.7%, -18.9%)보다 손실이 컸다. 내년까지 증시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자 투자자들은 간접투자 방식의 펀드 수요를 줄이는 한편 매매 편의성이 높고 직접투자 방식에 가까운 ETF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