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국회 기간에 한 번도 개의되지 않은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4곳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법안 심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법안심사소위가 아예 열리지 않다 보니 입법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여당은 발목을 잡는 거대 야당 탓을, 야당은 국정 운영 의지가 없다며 여당 탓을 하며 정쟁에 파묻힌 채 말로만 ‘민생이 최우선’이라고 외친 셈이다.
28일 서울경제가 정기국회(9월 1일~12월 9일) 기간에 개의했거나 개의 예정인 상임위 법안심사소위를 전수 조사한 결과 상임위 17곳의 법안심사소위 개의 실적은 57회로 지난해 정기국회(77회)보다 26%감소했다. 2020년 123회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야 모두 대선 경선을 치르는 등 법안 논의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정기국회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안 논의 실적이 저조했다. 심지어 정기국회 기간 중 법안심사소위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은 상임위도 국회운영위·보건복지위·문체위·정보위 등 4곳에 달했다. 지난해 정기국회의 경우 법안소위가 열리지 않은 상임위는 정보위뿐이었다.
법안 심사의 첫 단계인 소위 자체가 개의되지 않다 보니 법안 처리 실적은 자연스럽게 급락했다. 여야가 올해 정기국회 개의 이후 본회의에서 처리한 법안(28일 기준)은 256건으로 지난해 정기국회 실적(1058건)의 4분의 1 토막으로 줄었다. 정기국회 중 법안 처리 실적이 0건인 상임위만도 6곳이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세법 관련 법안(257건) 등을 ‘벼락치기’로 처리해도 일하지 않은 국회라는 오명을 벗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