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MBK, 메디트 2.6조에 전격 인수 추진

매각측 2주간 실사 및 독점 협상권 부여

MBK, 칼라일·KKR 제치고 새 주인될지 관심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세계 3대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등을 제치고 올 해 최대 M&A(인수·합병) 딜로 꼽히는 3차원 구강 스캐너 제조 업체인 메디트 인수에 전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 때 메디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칼라일-GS(078930) 컨소시엄과 또 다른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을 누르고 MBK가 메디트의 새 주인이 될지 투자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메디트 매각가는 2조 6000억 원 가량이 거론되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디트 최대주주인 유니슨캐피탈과 매각주관사인 글로벌씨티마켓증권은 최근 MBK파트너스의 인수 제안 검토 후 2주 간 실사와 독점적인 협상 권한을 부여했다. 10월 중순 진행된 메디트 매각 본입찰에 MBK가 참여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인수 우선협상자 지위를 얻은 것으로 IB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유니슨캐피탈과 창업자인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이 보유한 메디트 지분 100%로 매각가는 10월 이후 예상보다 하락한 실적과 유동성 상황 등을 반영해 2조 5500억원 안팎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슨캐피탈 측은 MBK와 매각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달 말까지 주주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기사



당초 메디트 매각 본입찰에는 칼라일이 GS그룹과 손잡고 3조원의 가격을 제시해 2조 7000억원 안팎을 써낸 KKR을 제치고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칼라일 컨소시엄은 10월 중순 일주일간 우선협상자 지위를 부여받고 인수가 등을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칼라일이 시간을 끌며 인수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에 유니슨캐피탈 등 매각측은 칼라일의 우협 지위를 박탈하고 KKR, 블랙스톤 등과도 재차 매각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협의가 지지부진한 틈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MBK가 전격적으로 파고 들며 메디트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MBK는 카카오모빌리티나 메가스터디 인수를 추진하면서 메디트는 후순위로 미뤘지만 카카오와 메가스터디 창업자측 모두 회사 매각을 포기하면서 다시 메디트에 관심을 갖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7조 8000억원의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자금 여력이 충분한데다 메디트 인수 금융에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은행과 증권사 등도 많아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PEF인 유니슨캐피탈 역시 메디트 매각을 미루지 않고 연내 매듭을 짓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디트는 2019년 매각 당시에도 KKR 등이 먼저 관심을 보였다 유니슨캐피탈이 빠른 의사 결정을 앞세워 인수에 성공한 바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역전극이 펼쳐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세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