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은 “무역수지 규모보다 숨은 부가가치·소득 고려해야”

단순 총액보다 부가가치 발생국 늘어

對中 교역 규모보다 부가가치 적어

지난 8일 부산항 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8일 부산항 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생산망이 점차 고도화하면서 무역수지를 단순 총액만 볼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나 소득까지 고려해야 교역의 실익을 파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2014년 대비 교역 실익이 늘어났는데 대중(對中) 무역에서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30일 한국은행 조사국은 ‘무역수지의 귀착분석: 부가가치와 귀속소득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통적인 총액 기준 무역수지는 정확한 교역 실익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글로벌 생산망이 복잡해지면서 한 나라에서 모든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수입하거나 외국 노동력·자본 등을 투입하는 만큼 최종적인 부가가치나 소득을 기준으로 무역수지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역 관계에서 수출전달국 비중이 2014년 32%에서 2020년 20%로 축소되고, 부가가치 발생국 비중은 29%에서 44%로 확대됐다. 수출전달국은 총액 기준 수출에 비해 부가가치·소득 기여 효과가 작은 국가로 우리나라가 수출을 단순히 전달한다는 의미다. 반면 부가가치·소득 발생국은 총액 기준 수출보다 부가가치나 소득에 기여하는 효과가 큰 국가다. 수출전달국은 중국·멕시코 등이 포함되고 부가가치·소득 발생국은 이탈리아·미국·영국·프랑스 등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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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한은 조사국 과장은 “수출전달국 비중이 줄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생산한 고부가가치 중간재가 사용되는 최종재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었다는 의미”라며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비대면이나 정보통신(IT) 품목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등 중간재 수요도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총액 수출(5000억 달러)이 부가가치(2350억 달러)나 소득(2660억 달러)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 흑자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최종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생산망을 구성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중국에 주로 중간재를 공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는 실익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액 기준 무역수지는 2014년 1580억 달러에서 2020년 920억 달러로 줄어들었으나 부가가치 기준 무역수지는 1450억 달러에서 2010억 달러로 늘었다. 소득 기준도 1060억 달러에서 2190억 달러로 큰 폭 상승했다.

이 과장은 “미국의 글로벌 수입 수요가 우리와의 직접 교역을 통해 해소되는 부분 이외에도 베트남이나 멕시코 등 제3국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부가가치·생산요소 소득에 기여하는 부분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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