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결장한 ‘괴물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가 브라질과의 결전을 하루 앞둔 4일(한국 시간) 러닝 훈련을 소화하며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날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가 주관하는 공식훈련을 실시했다.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이룬 벤투호가 세계 최강 브라질과 일전을 대비한 처음이자 마지막 훈련이었다.
26명의 대표선수와 예비멤버로 동행하고 있는 오현규(21·수원)까지 모두가 훈련했다.
다만 몸을 푼 다음 진행한 밸런스 훈련부터 김민재는 ‘열외’됐다. 조별리그 1,2차전에 모두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1차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매번 따로 훈련해왔다.
김민재는 부상 뒤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지 않고 홀로 사이클을 탔으나 이날 훈련에서는 러닝을 소화했다. 전력 질주는 아니었으나, 그저 몸 푸는 수준의 아주 느린 속도도 아니었다.
이에 다시 오기 쉽지 않은 월드컵 16강 무대에 김민재가 오를지 주목된다.
벤투호는 오는 6일 오전 4시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피파 세계 랭킹 1위 브라질과 16강전을 치른다.
카타르 현지에서는 세계최강 브라질의 압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발목 부상을 당한 ‘슈퍼스타’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의 출전 가능성이 높은데다 히샤를리송(25·토트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레알 마드리드), 하피냐(25·FC바르셀로나) 등 기회만 나면 골을 터뜨릴 수 있는 특급 공격수가 즐비하다.
브라질의 맹공에 대한 수비대처가 필요한 상황에서 김민재가 선발 출전하면, 벤투호는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이는 브라질전 승리 가능성을 적잖게 높일 수 있다.
세리에A 무대에서 인정받은 김민재는 체격, 스피드, 수비 센스, 큰 무대 경험 등에서 대표팀 다른 수비수들과 확실한 차별점을 보인다.
한편 김민재 개인에게도 브라질전은 중요한 도전이자 ‘명예 회복’의 기회다. 김민재는 지금까지 선발 출격한 대표팀 경기에서 3골 이상을 실점한 적이 딱 2번 있다. 그중 하나가 2019년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 평가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한국은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김민재는 당시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기자와 만나 "브라질 모든 선수가 내가 (중국에서) 상대한 (외국인) 선수들보다 한 단계 높았다"면서 "나를 어떻게 가지고 놀면 되는지를 아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민재가 브라질전에 선발 출전해 한국의 8강 진출에 이바지한다면, 첫 대량 실점의 아픈 경험을 선사한 브라질에 보기 좋게 복수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