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앨범과 민호의 솔로 앨범의 큰 차이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제 본체가 샤이니 민호이고, 그 안에서 제가 파생돼 솔로 가수로서 첫 번째 앨범이 나온 것이니까요."
14년 만에 솔로 가수로 데뷔하는 민호의 마음가짐이다. 팀 세계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샤이니를 빼놓지 않았다.
6일 오후 민호의 첫 번째 미니앨범 '체이스(CHASE)'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사회는 그룹 슈퍼주니어 은혁이 맡았다.
'체이스'는 민호가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발표하는 솔로 앨범이다. 앞서 샤이니 멤버들이 차례대로 솔로 활동을 했고, 민호는 마지막 주자가 됐다. 민호는 이번 앨범에 대해 "6곡이 수록된 미니 앨범이고, 내가 좋아하고 도전하고 싶었던 힙합과 R&B 기반이 됐다"며 "한 마디로 민호 감성 모음집"이라고 자신했다.
타이틀곡 ‘놓아줘 (Chase)’는 힙합 R&B 기반의 미디엄 템포 팝 장르다. 세련되고 아련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꿈속에서 멀어져 가는 상대의 뒷모습을 쫓지만 결국 닿지 못한 채 깨어나는 공허한 감정이 가사에 담겼다. 민호는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타이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렵게 미국에서 공수해 온 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영진 이사님이 훅이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훅을 굉장히 여러 작곡가에게 받았다"고 밝혔다.
퍼포먼스와 함께 노래를 들으면 매력이 배가 된다. 이날 공개된 퍼포먼스 영상에서 민호는 파워풀함보다 그루브를 살렸다. 민호는 "다른 장르의 퍼포먼스를 하다 보니 어려웠다"면서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걸 느꼈다.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은혁은 "전체적 분위기 섹시하다"고 극찬했다.
반면 뮤직비디오에는 퍼포먼스가 없다. 장르와 상관없이 퍼포먼스 장면이 꼭 들어가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와 다르다. 민호는 "무드 샘플러와 뮤직비디오의 연관성을 신경 썼다. SM의 타 아티스트가 활동할 때는 앨범의 무드 샘플러와 뮤직비디오 분위기는 별개였지만, 나는 비슷하게 이어가고 싶어서 상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토리 라인이 중요해 퍼포먼스를 과감히 뺏다"며 "개인 활동하면서 연기를 많이 했으니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내 장점을 솔로 앨범에 녹여내자 싶었다"고 했다.
국내외 아티스트가 참여한 수록곡도 모두 눈여겨볼 만하다. 수록곡 '런어웨이(Runaway)'는 '체이스'와 타이틀곡으로 경합을 벌였던 노래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민호가 작사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힙합적이지만 동양적인 느낌도 있다. 트렌디한 곡이라고 생각해서 분위기에 맞게 녹음하려고 했다"며 "제미나이가 작사 작곡과 피처링까지 맡아줬다"고 추천했다.
'초이스(Choice)'는 샤이니 솔로 앨범의 마지막 퍼즐 같은 곡이다. 태민의 '에이스', 종현의 '베이스', 키의 '페이스', 온유의 '보이스'에 이어 '~이스'로 끝나는 제목이다. 민호는 일부러 라임을 맞추기 위해 고민 끝에 '초이스'를 선택한 것이라고. 그는 "팬들에게 이 앨범이 큰 선물이 되겠다 싶었다. 마지막 한 칸을 채우는 게 아니냐"며 "멤버들의 솔로 앨범과 사양도 다 똑같다. 내 책장에 내 앨범을 채우면서 완성시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았다"고 의미를 되짚었다.
앨범의 전체적인 방향성 또한 샤이니의 유기성이다. "솔로 데뷔에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멤버들과 유기성을 생각하며 작업하면서 큰 틀에서는 편했지만, 틀이 있다 보니 그 안에 내 색을 넣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멤버들이 정말 잘해와서 마치 내부에서 싸움을 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보니 내가 확신이 차지 않으면 이 앨범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민호뿐만 아니라 멤버들에게 솔로 앨범 세계관은 중요한 의미다. 그는 "이 세계관이 나에게는 크게 다가온다. 샤이니월드(팬덤명)도 유기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미래에 대한 방향성이 제시되는 의미 있는 작업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샤이니로 데뷔할 때 멤버마다 솔로 앨범이 나와서 각자 무대를 하는 건 상상만 했다.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되니까 정말 뿌듯하다"며 "솔로의 포문을 태민이가 잘 열어주고, 종현 형이 유기성을 이어주고 키와 온유 형이 세계관을 확장시켰다고 생각한다. 나는 마지막 퍼즐만 채우는 느낌이라 멤버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멤버들이 응원해 주면 크게 와닿는다"며 다방면으로 힘을 보탠 멤버들을 자랑했다.
성과에 대한 생각은 많이 하지 않았다. 기대를 하면 스스로 실망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잘 됐으면 좋겠다 정도다. 단지 민호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이런 앨범에 이런 장르를 혼자서도 잘 표현할 수 있구나. 증명해 냈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민호의 '체이스'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되고, 오는 12일 음반이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