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전방 부대에서 경계 근무 중 총상을 입고 숨진 이병과 관련해 총기 오발 사고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육군 측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YTN과 MBC에 따르면, 6일 육군은 군과 민간 경찰에서 유족들이 제기한 문제 등을 합동으로 수사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다만 육군이 장례부터 언급하며 조사에 성실하지 않았다는 유족 측의 주장에 대해선 유가족 희망 시에 진행되는 장례절차에 대해 안내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대 장병 대상 참고인 조사를 비롯해 유족이 입회한 가운데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휴대전화 감식 등에서 유서 등 죽음을 암시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8일 오후 8시 47분께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소속 김모 이병(21)이 경계근무를 서던 도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등 응급처치를 했으나 김 이병은 결국 숨졌다. 이후 군 당국은 김 이병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런데 사고 이후 사흘째 되던 날 김 이병의 유족에게 “자살이 아닌 총기 오발 사고”라는 내용의 익명의 제보가 전해졌다고 5일 MBC가 보도했다.
유족도 몰랐던 초소(보초를 서는 장소) 번호를 밝힌 제보자는 손전등을 주우려다 총기사고가 났을 수 있다며 “딱 1발이 발사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이 사실이 병사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막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군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내용이기에 유족은 제보 사실을 바로 군에 알렸다. 하지만 군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는 답을 내놓았다.
김 이병의 아버지는 아들이 군 생활에 적응하며 “북한이 미사일을 쏴서 힘들다”며 너스레를 떨고, 제대하고 무엇을 할지 얘기 나누기도 했던 터라 죽음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김 이병의 아버지는 군을 향해 “진짜 떳떳하면 애초부터 부대에서 은폐하는 그런 느낌을 줄 필요가 없는 거 아닌가. 그냥 있는 그대로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육군은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고 유족에게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유족들은 제보대로 총기 사고인지 여부 등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