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은행 "개도국 부채 1경 2300조…디폴트 우려↑"

10년 새 2배 증가…최빈국은 3배↑

국제 기구 아닌 민간채권자에 손 벌리고

파리클럽 아닌 中 등에 대한 부채도 증가

총재 "암울한 전망…신속 채무조정 위한 복합 접근 필요"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크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크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개발도상국들이 그동안 부채를 너무 급격히 쌓아올려 채무 불위행(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세계은행(WB)이 경고했다.



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국제채무보고서를 통해 121개 중·저소득 국가의 대외채무가 지난해 말 현재 9조 3000억 달러(약 1경 2300조 원)로 2010년의 2배가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들 국가의 국민총소득(GNI)의 26%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이들 국가 중 세계은행 국제개발협회(IDA)의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가장 가난한 69개 국가(IDA 국가)의 대외채무는 총 1조달러로 10년 전의 거의 3배로 늘었다. 세부적으로 스리랑카의 대외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GNI의 69%로 2010년의 39%에서 30%포인트나 증가했고 잠비아는 같은 기간 이 수치가 22%에서 125%로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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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난한 국가들이 국제기구가 아닌 민간 채권자에게 손을 벌리고 있는 점도 문제다. 2021년 말 IDA 국가의 전체 공공 보증 대외채무 중 민간에서 빌린 비율은 21%로 2010년 대비 16%포인트나 증가했다. 세계은행은 "민간 채권자에게 빚진 부채는 더 높은 서비스 비용을 수반할 수 있고 위기 발생 시 다른 대출 기관보다 부채 탕감 프로그램 협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 금융사 등은 국제기구보다 금리를 더 빠르고 높게 올릴 수 있고 채무 재조정 시에도 보다 깐깐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IDA 국가들이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파리클럽에 속하지 않은 국가에 갚아야 할 채무 비율이 급증한 것도 걱정거리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러시아 등 22개국이 속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은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저소득 국가의 채무 상환을 유예하는 등 채무 부담 경감 조치를 도입해왔다. 하지만 파리클럽이 아닌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채무 재조정에 소극적일 수 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개도국들의 진 빚이 늘어나고 세계경제 전망이 악화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나 중기적으로 암울한 전망"이라며 "개도국이 성장을 촉진하고 빈곤을 줄이는 데 돈을 쓸 수 있도록 채무조정을 신속하게 할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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