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고위급 기업인들이 3년 만에 화상으로 만나 협력을 다짐했다. 이들은 한중 간 2단계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타결하고 공급망, 탄소중립, 민관이 참여하는 1.5트랙 대화 플랫폼 강화 등 양국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미중 갈등 속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도 중국의 경제적 중요성을 재확인한 셈이다. <관련기자>▶[단독]韓中 고위급 기업인 대화 12일 3년만에 다시 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공동으로 ‘제3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영상축사를 보내기도 했다.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는 양국 경제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고자 2018년부터 시작했다. 양국 핵심 기업인과 전직 고위관리로 구성된 상설 네트워크로 민관의 실질적인 협력을 만들고 중장기 과제를 발굴하자는 목적을 내세웠다. 2019년 2회 회의까지 대면으로 개최했던 이 행사는 코로나19를 이유로 2년 연속 열리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때 중단했던 회의체가 윤석열 정부 들어 재개된 셈이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위원장인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명노현 LS(006260)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005930) 사장, 이형희 SK(034730) 위원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남이현 한화솔루션(009830) 대표, 제후석 두산퓨얼셀(336260) 대표, 윤도선 CJ(001040) 차이나 대표,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임채민 전 복지부 장관, 최석영 전 FTA교섭대표,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위원장 대행인 비징취안 상무부이사장, 장샤오창 상무부이사장 등 CCIEE 대표들과 천자오슝 중국전자과기그룹 사장, 마융성 중국석유화학공업그룹 사장, 리우레홍 중국연통그룹 사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유 전 부총리는 “첨단산업 보호 등 새로운 무역장벽과 국제적 분쟁, 기후변화 위기 등은 양국에 새로운 도전”이라며 “양국 교류가 시작한 지 한 세대가 지난 만큼 이웃으로 함께 성장한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이어 “과거 한국과 중국은 양적성장을 통해 양국 경제에 서로 기여해 왔지만 앞으로는 양국 간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협력하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며 “이웃 국가로서 협력을 지속하고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직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리 총리도 영상축사를 통해 한중 미래 협력에 대해 제언하고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이날 양측 위원단은 △한중 FTA 2단계 협상 조속 타결 등 한중 무역관계 안정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활용을 통한 공급망 협력 촉진 △고품질 경제협력을 위한 다양한 산업 분야 협력 확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실질적 공동 협력 추진 등의 냐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우 부회장은 “지난 11월 양국 정상께서 말씀하셨듯이 민과 관이 참여하는 1.5트랙 대화체제 구축이 필요하고 이 고위급 대화야말로 그에 걸맞은 대화”라며 “치열해지는 국제사회 경쟁 속에서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가 양국의 교류와 소통이 활발해지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들은 내년의 경우 한국 주최로 서울에서 제4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